2007-09-21
도민 문화예술 관람기회 높여야
경기도내 거주민 가운데 일 년에 한번이라도 문화예술 공연장이나 전시회를 찾는 사람이 열 명 가운데 두 명도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5월23일부터 6월13일까지 도내 31개 시·군, 만 15세 이상 남녀 1천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도민 문화향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민들의 여가 활동 중 공연과 전시를 관람하는 문화 예술 감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말 9.1%(평일 3.3%)에 그쳤다.
이는 주말에 가장 즐기는 일과로 꼽은 TV·비디오 시청 73%, 쉰다(낮잠) 59.9%, 모임·외식 43% 등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또한 문화예술 관람률은 전체 사례수의 71.5%에 달했으나 대부분인 53.4%가 영화에 편중돼 있고, 공연이나 전시 등 기초 문화예술 분야 관람률은 18.1%에 불과했다. 이는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연극이나 미술전시회를 비롯해 클래식 공연과 전통예술, 문학행사를 전혀 찾지 않는 셈이다.
또한 공공도서관이나 시민회관을 비롯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 경기도내 문화시설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들 관람자 가운데 자신이 거주하는 곳이 아닌 서울 등 다른 시·도의 공연시설을 이용한 경우가 60%나 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경기도에는 이마저도 즐기지 못하는 문화 소외계층이 많다는 것이다. 수도권이라는 미명아래 많은 문화혜택을 받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사고 있지만 이는 일부 시에 한정된 얘기다. 연천, 양주, 가평 등 일부 시군에는 영화관조차 없을 정도로 문화 사각지대이다.
경기도의 공연시설은 도내를 통틀어 39곳. 이 중 24곳은 문예회관이고 나머지 15곳은 다목적시설이다. 문예회관은 전문공연시설에 들어가지만 다목적시설은 공연시설이라고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공연시설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콘텐츠 상황은 더욱 나쁘다. 그나마 있는 공연장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민들의 거주지역 예술 공연 관람률은 경기도민 전체의 예술 공연 관람률인 18.1%에 훨씬 못 미치는 7.6%에 지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연천군이나 양주시 같은 경우에는 거주지역 공연관람률이 0%이다. 사정이 이러한 이유는 문화예술 정보나 공연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비단 경기도에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다. 전국적으로 마찬가지고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추세이다. 경기도는 공연한마당, 모세혈관 문화활동, 찾아가는 경기도 미술관 사업 등 '찾아가는 문화활동'사업으로 도민 문화욕구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요양원에서 펼쳐지는 연극무대,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미술전시회, 군부대에서 열리는 영화관람 등 소외된 지역의 많은 도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화예술 공연장이나 전시회를 찾는 사람이 경기도민 열 명 중 두 명도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연간 전체 예술행사 관람률은 71.5%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공연의 거의 대부분이 영화나 연예공연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도민들의 기초예술관람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다.
'찾아가는 문화활동' 사업도 좋지만 그와 함께 시설확충 및 좋은 예술 작품을 많이 만드는 등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지역과 밀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작품의 질을 높인다면 지역주민의 문화예술 향유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