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9
외국인 전용병원 확대해야
현재 경기도내 거주 외국인 수는 21만4천727명으로 지난해 16만9천81명보다 약 27%나 증가했다. 안산, 수원, 용인 등 산업단지와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국경 없는 마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산재 사고를 당하는 근로자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고를 당해도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훈련을 받기가 쉽지 않다. 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진료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 8월 14일, 산재의료관리원 산하 인천중앙병원에 58병상 규모의 전문병동이 설치되어 다행이지만 급증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를 감안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수이다.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있어 병원을 이용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언어와 음식이라고 한다. 특히 언어는 문진 시 큰 장벽이 된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현재 동남아권 10여 개 외국어를 동시통역해 주고 있으나 24시간 운영은 아니며,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콜센터는 영어 중심의 통역 서비스여서 실질적으로 외국인근로자들이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산재보험 적용이 제외되는 소규모 사업체들의 경우는 사정이 더 어렵다.
또한 안타깝게도 불법체류자 신분의 외국인은 산업재해를 당해 병원을 찾을 경우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체류를 허가해 주지만 치료가 끝나면 바로 출국해야 하므로 병원 입원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인 지역 내 외국인 전용병동은 인천중앙병원에 58병동밖에 없어 급속히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2007년 7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모두 41만여 명으로 대부분 영세한 3D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3D업종에서 일하다 보니 사고도 많아 외국인 산재 사고는 지난해 4천900여 명에서 올 상반기에만 3천5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몸이 아픈 외국인 노동자들 대부분이 불법체류이거나 비싼 치료비 때문에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날 우리의 부모 형제들도 머나먼 이국땅에서 이같은 고초를 경험하지 않았던가. 불법체류가 정당화될 수는 없으나 병 때문에 신음하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경기도가 산업재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외국인 근로자 보호 강화와 국가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힘써주기를 기대해 본다.
200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