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가 선(善)이다.

등록일 : 2007-09-28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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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9. 28(금)  - 경인일보 기고문 -

잠시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지난 2002년 이맘 때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서 '7% 성장론'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당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아 침몰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한국경제에 있어 성장은 무엇보다 중요했으며 '7% 성장'은 부동층(浮動層)의 표심을 잡는 장밋빛 구호가 되기에 충분했다. 학계뿐 아니라 참모진마저 현실적 이유를 들어 매년 성장률 7% 달성은 불가하다고 했지만, 노 후보는 오기와 고집으로 공약의 최우선에 내세웠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이 이끄는 지난 5년 우리 경제는 어떠했는가. 세계 경제가 호황기를 맞아 각국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한껏 누렸지만 한국경제는 세계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노 대통령이 달성하겠다고 제시한 7%는 고사하고 연평균 5%에도 못미치는 성장률로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다. 정치인의 공약에는 비논리적, 비합리적인 함의를 품고있다고 하지만 결론적으로 국민은 노 대통령의 말에 속은 것이다. 더욱 실망스러운 점은 7%라는 '성장론'을 내세운 노 후보가 정작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복지가 성장을 이끈다는 '분배론'을 더 우선한 것을 보면 국민은 두 번 속은 것이다.

공약(空約)이 되어버린 '7% 성장론'

지금에 와서 새삼스레 노 대통령의 공약(空約)을 따지고 비난할 의도는 없다. 또 우리네 사정이 그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다. 벌써 17대 대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새로운 선택을 앞두고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돕기 위해서는 해야 할 말은 분명히 하고 또 따져야 할 일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섣부른, 현혹된 선택이 가져온 결과가 국민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국가발전을 저해했는가를 우리는 지난 5년간 똑똑히 목도했기에 더욱 그렇다. 참여정부 5년이 어떠했는가. 미숙한 정책과 편협된 인사로 일관했으며, 이념과 역사 논쟁으로 미래보다는 과거에 매달렸다. 국민의 단합과 통합을 낳기보다는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분열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시장원리를 거스르는 반시장정책으로 성장의 지체를 초래했으며, 수차례의 어설픈 부동산정책은 아파트값 폭등과 서민의 피해를 가져왔다. 어설픈 자주와 민족을 강조하다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기도 했다. 최근 정권 말기에 곪아터진 측근비리는 참여정부의 '악몽의 대미'로 장식되고 있다. 한 마디로 지난 참여정부 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오는 12월 대선은 우리나라의 국운을 판가름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도약이냐 추락이냐, 전진이냐 후퇴냐, 희망이냐 절망이냐를 결정짓는 분수령임에 분명하다. 지난 5년의 노무현 정권은 국민의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실패한 정권이다. 실패한 정권에 다시 권력을 맡겨야 할 이유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지금의 범여권이라 분류되는 후보들은 노 정권을 답습할 뿐이라는 게 국민의 염려다.

'역류(逆流)의 10년' 이젠 바로 잡아야

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는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다. 국정을 잘못했다면 당연히 권력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국민은 선거를 통해 실패한 정권에 대한 책임을 묻고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그것만이 국가의 발전과 정통성을 유지하는 길이다.

어쩌면 지난 10년간의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거슬렀던 '역류(逆流)의 10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파적이고 포퓰리즘에 사로잡힌 정권때문에 국민은 지칠대로 지쳐 고단한 나락에 빠져버렸다. 이제 선택은 명확하다. 거꾸로 세운 사관(史觀)을 다시금 바로 잡고, 실의와 절망을 희망과 도전으로 바꾸려면 정권교체만이 유일한 길이다. 그것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인 것이다. 정권교체, 누가 뭐라해도 지금은 최고의 선(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