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에 비추어 본 우리네 교육

등록일 : 2015-09-08 작성자 : 교육 조회수 : 925

핀란드 교육에 비추어 본 우리네 교육

   

김 주 성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핀란드 교육의 핵심가치는기회는 균등해야 하고, 한 사람의 낙오자가 생겨서는 안 되며,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특히나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학업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핀란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과 생존능력을 배양하는데 교육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러한 핀란드 교육의 분명한 교육철학은 개인의 취미와 특성은 무시하고 남과의 경쟁에서는 꼭 이겨야 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평가에서 좋은 결과만을 얻으면 된다는 우리네 교육현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핀란드 교육은 일찍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눈을 돌려 전문교사를 통한 별도의 교육서비스 제공과 외국인노동자 자녀처럼 핀란드어를 구사하기 힘든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해서는 교사를 추가로 배정하여 특별수업을 진행하거나 통역원을 고용하는 등 소수자조차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적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이에 소요되는 우리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비 예산 사용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동의함은 물론이다.

이는 학교교육을 복지가 아닌 국가와 교육당국 본연의 책임의무로 간주하였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정상적인 핀란드 국민 양성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는 학교교육 이외에 별도의 사교육비를 지출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왔고, 또 그 필요성도 전혀 느끼지 못한다.

핀란드 교육에 비한다면 우리나라 공교육은 너무도 허술해 보인다. 우리의 경우 학생들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조금만 뒤떨어져도 학교를 통한 어떠한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아니 오로지 평가만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에서 개인이 낙오함으로써 본인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패배감으로 그리고 남은 아이들에게도 자신들의 경쟁자 하나가 도태되어 비교우위에 섰다는 무모한 쾌감만을 안기는 교육이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유급을 자유롭게 인정하는 핀란드 교육 체제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유의미하게 적용되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심각한 문제이다. 해가 갈수록 사교육 의존도는 심화되어 2014년 대한민국 전체 사교육비는 정부의 조사결과를 인용해도 이미 18조원의 규모를 넘어섰다고 한다. 공교육이 어정쩡하게 교육철학도 확립하지 못한 가운데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남다른 학부모들이 무조건 사교육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 교육이 소수의 학생을 배려한다고 하여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핀란드 교육은 매년 실시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위 말하는 수포자(수학포기자)’도 없다. 학교가 평가 우선이 아닌 올바른 핀란드 국민 양성을 목표로 하기에 모두가 함께 배워가는 교육이 정착된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교육철학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처럼 성적중심의 줄 세우기 학교문화는 우리 스스로가 아직도 개발 시대의 논리에 휩싸여 소수 엘리트 양성을 통한 조국근대화가 목표라고 외치는 격이다. 학교의 우등생이 결코 사회에서 모두 성공하지 못함도 우리는 경험을 통해 더 잘 알고 있지 아니한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 학교라는 공간을 다시 설레고 행복한 곳으로 변화시켜 가자. 공교육을평가라는 올가미에서 자유롭게 하자.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향후 2018년부터 수능시험의 영어·수학 난이도를 낮추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본다. 우리에게도 핀란드 못지 않게 우수한 교사가 있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있다. 이것이 내가 우리 교육의 발전적 변화 가능성을 신뢰하는 근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