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치와 정치철학

등록일 : 2015-09-08 작성자 : 교육 조회수 : 1008

나의 정치와 정치철학

   

김 주 성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최근 필자는 어셈블리라는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 진상필 의원은 전혀 의원답지 않은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연치 않게 정치권에 투신하게 되고, 진정성과 정의로움을 바탕으로 국민의 성원을 받는 진정한 의원으로 거듭난다는 성장드라마이기에 필자 자신을 투영해 가며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작가가 바로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되었던 드라마 정도전의 작가이기도 한 정현민씨다.

언젠가 작가는 인터뷰에서 정치하는 사람 중 저 사람 훌륭하고 괜챦다 싶은 사람은 대개 선거에 떨어져 본 사람이거나 인생의 쓴 맛을 알고 겸손한 사람이다. 그리고 정치구력이 오래 될 수록 친절하고 화를 낼 상황도 웃어넘기고 노련하다.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무척이나 공감 가는 말이다.

필자도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우연치 않게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를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사람들이 나서 보라고 할 때에도 피하기에만 급급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내가 직접 정치를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다 덜컥 선거에 나섰다.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낙선의 아픔을 먼저 겪었다. 그것이 필자와 정치의 첫 만남이었다. 그 후 필자를 눈여겨 본 지역주민의 성원으로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되었고, 재선의원이 되었다. 또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이 되었다. 마냥 감사할 따름이다.

돌이켜보면 필자의 의지나 노력에 비해 무척이나 쉽게 정치라는 세계에 발을 담그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스스로 나 자신이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정치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는 나 스스로 정치인 행세를 하는 순간 초심과는 멀어져 욕심과 탐욕이 생기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물러설 줄 알아야 내 빈자리에 새로운 신진 인재들이 자라고, 또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세대 순환의 논리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며 여러 민원인을 만났다. 어느 한 분 한분 소중하지 않은 분이 없었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나에게 도움을 구할까라는 생각부터 내가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고민들을 가지고 나름 최선을 다해왔다. 특히, 9대 경기도의회가 열리고 교육위원장의 소임을 맡고 보니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비롯한 경기교육 가족들이 학교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되었다. 지역구 활동을 다니면서도 관내 학교만 눈에 보이고, 교육가족들의 애로사항이 더욱 크게 들렸다. 학생들의 작은 불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으며, 시급한 예산 지원을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여러 날을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 왔다.

사실 정치라는 것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구성하면서부터 어떤 형태로든 존치해 온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치는 결국 합의 도출 과정에서 조율의 능력을 발휘하여 한정된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조율의 과정이 대화와 소통이고, 이는 신뢰가 기반이 되었을 때 가능하다.

당의 정치철학서인 정관정요(貞觀政要)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군주인수(君舟人水)’의 구절이 나온다. 아마도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 모든 정치인들은 격하게 공감할 격언으로서, 민심이 천심임을 깨달아 늘 겸손하고 부지런히 국민을 섬겨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민심을 살피고 그들의 입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중심을 갖고 진정성을 갖춘 정치인만이 물위에 계속 떠 있는 행운을 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