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를 위한 새로운 대책 필요

등록일 : 2010-09-24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488

하우스 푸어를 위한 새로운 대책 필요  

'집 한 채만 있으면 부자'라던 시절이 있었다. 계속 오르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이 삶의 목표일 수밖에 없었던 시절, 서민들에게 '집'이란 존재는 부의 척도였으며 '남들만큼은 산다'는 기준이었다. 시대가 바뀌고 이제 집은 돈을 버는 투자 수단이 아닌 실제 사는 공간으로 본래의 의미를 찾았다. 아파트 한 채 잘 사서 돈 좀 벌어보겠다고 말하면 구석기 시대 사람 취급 받는 게 요즘이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하우스 푸어'라는 신조어가 사회적 이슈화되고 있다.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이란 뜻으로 집을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집때문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집이 투자 대상이던 시절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지만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자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경우다. 이해가 잘 안가는 분들을 위해 사례를 찾아보자. 지난 2006년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집값이 뛰던 그때 김모 씨는 4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내 집을 샀다. 집값은 곤두박질치며 현재 3억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고 있으며, 김씨는 이자 등으로 약 1억원의 비용을 썼다. 김씨에게 집은 고통이다.

사실 하우스 푸어가 최근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하우스 푸어 1세대는 IMF사태 직후인 1998년과 1999년에도 있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최고 28%까지 올라가면서 대출로 집을 샀던 전국의 서민들이 고통받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하우스 푸어들은 지난 2006년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 최고점에 추격매수 했거나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건설한 고분양가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하우스 푸어 2세대로 불린다. 이런 하우스 푸어 2세대와 1세대의 차이점은 2세대의 경우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하우스 푸어에 대한 담론이 활발해지고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현재의 집값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민주거안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실수요자가 주택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내년 3월말까지 금융회사가 DTI 적용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금년 말로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는 2년간 연장 시행하고, 취득·등록세도 1년간 더 연장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보금자리 주택은 당초 계획된 물량대로 추진해 나가되 현재 주택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공급 계획을 조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년 하반기 지정예정인 4차 지구는 광명과 시흥시에 건설 예정인 3차 지구의 이월물량 등을 감안해 지구지정과 사전예약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고 한다.

이러한 대책이 시행되면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하우스 푸어 구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하우스 푸어는 주택 규제 완화와 보금자리주택 과다 공급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주택정책이 만들어낸 부동산 침체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우스 푸어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부동산 정책이 만들어낸 사회적 결과물이다. 하우스 푸어 문제 해결이 분명 쉽지는 않은 문제지만 모처럼 마련한 내 집이 부담이 되고 있는 하우스 푸어가 더 늘기 전에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보다 진지하게 모색해 줄 것을 당부한다.  

임종성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장 (민,광주1) / 2010. 9. 17.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