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표현 활동은 마음에 있다

등록일 : 2009-09-03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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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표현 활동은 마음에 있다

http://www.kgib.co.kr/new/03_opinion/opinion_news.php?cate=on17&page=1&idx=340363

7년 전 복지관 관장을 할 때, 정신지체장애아동들을 위한 풍물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시작한 지 6개월 후 담당 복지사가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교실 어르신들과 아이들의 부모들을 초대해 그동안 배운 풍물 공연을 한다며 참석해 인사말을 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잘 할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6개월 동안 배웠으니 어느 정도는 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참석을 했다.
 
아이들은 한껏 차려입고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준비시간을 뺀 공연 시간은 굿거리 장단의 기본을 공연하는 2분 정도였다. 장단은 맞지 않았지만 북소리보다 더 크게 가슴을 쿵쿵거리게하고, 괭과리 보다 더 찡하게 마음을 울리는 2분의 공연은 지금까지 어느 사물패의 공연 보다도 마음속 깊이 울려지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내 개인적인 경험이 지난 달 31일 개막돼 3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예술제’의 조직위원장이 돼 행사를 개최한 단초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예술제는 1975년 일본의 나라현의 특수학교 어린이들이 쓴 시의 모음집에 아마추어 밴드와 가수들이 멜로디를 붙이고 노래를 부른 것이 제1회 와타보시 콘서트가 됐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큰 성과를 거두게되고 그것이 발전하여 1991년부터 제1회 ‘아시아 와타보시 음악제’가 싱가폴에서 개최되기 시작하여 아시아 태평양권에 있는 나라들 15개국이 참석하는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예술제가 됐다. 2년마다 열리게 되면서 올해 제10회를 우리나라에서 열게 된 것이다. 

타국에서는 지방정부에서 주관하여 개최되는데 우리나라는 ㈔에이블아트센터와 ㈔장애인 고용을 돕는모임이 주최가 되고, 조직위원회가 별도로 꾸려져 주관했다.

이번 행사에는 12개국 14개팀이 참석했는데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행사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은 모두가 장애인들이다. 지체, 시각장애인 등 다양한 장애인유형을 가진 이들이 자신들이 쓴 시에 멜로디를 붙인 창작곡을 가지고 참가했다. 한국의 대표팀으로 참가한 남녀혼성그룹 ‘희망새’의 멤버 중 하나인 김하은 양의 경우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어둡고 불행한 세상을 살았을 뿐 아니라 그의 가족들까지도 어두움의 그늘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가 노래를 부르며 외로움을 달래 오면서 희망을 가졌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녀의 노래를 통해 많은 소외된 이들이 희망을 갖게됐다.

열 손가락을 가졌다고 피아노를 다 잘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네 손가락을 가지고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된 희아를 생각해 본다면 예술을 표현한다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이지 그 벽이 결코 신체적 장애에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바로 ‘에이블아트’(ableart)이며 우리는 그것을 가능성의 예술 또는 장애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에이블아트 운동은 장애의 차이를 적극적인 예술의 언어로 표현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이며, 차이의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원천이 되기도 하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되는 시작이되기도 한다. 이제 그 에이블아트 운동이 한국에 봄 바람처럼 살랑이며 불어 장애인들에게 그리고 비장애인들에게 새 세상을 만나게 해 줄 것을 기대한다.

담당기자 : 황선희 경기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