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성적표

등록일 : 2009-03-02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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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성적표



누구든지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학기말과 학년말에 받은 통지표를 간직할 것이다. 통지표에 얽힌 희비도 많을 것이다. 통지표에는 각 과목의 성적표가 수, 우, 미, 양, 가로 매겨지고 성적순까지 기록된다. 

요즈음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알아보는 여론조사가 많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체로 MB의 성적표은 ‘잘했다’와 ‘못했다’가 각각 35%와 55% 안팍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의 성적을 학교통지표의 평가방식으로 환산해 보면 60%이상 ‘수’, 50%이상 ‘우’, 40%이상 ‘미’, 30%이상 ‘양’, 20%대 이하 ‘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선거 등을 비롯한 여러 여론 조사를 보면 어떤 것이든 50%이상이면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돼 ‘우’로 메겼다. 60% 이상은 아주 우수한 경우다.

여러 여론조사만을 종합해 보면 MB가 받아 쥔 1년 통지표 성적은 ‘양’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잘했다’보다 ‘못했다’가 더 많으니까 보통에 해당하는 ‘미’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찬반이 균형을 이루는 40%는 넘어야 그래도 현상 유지가 되는 점수가 된다.

MB가 원래 50%대의 고공행진 끝에 압도적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지지도가 추락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인수위원회시절 “오렌지가 아니라 아륀쥐가 맞는다”든가, 일부 청와대 수석들 “땅을 사랑해서 땅을 샀다”라든지, “암이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나서 집으로 선물을 받았다”는 등 서민들의 정서를 뒤틀리게 하는 발언을 해대면서 대통령의 지지도는 잠식되기 시작됐고, 곧 이어 터진 미국 쇠고기 파문으로 지지도에 의외의 타격을 받은 것이다.

그래도 MB의 1년 성적은 촛불시위 때의 20%대에 비하면 상당한 점수 만회라고 할 수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진보성향의 20~30대에서 아직도 20%대 밖에 못 얻고 있으나 연륜과 경륜의 50대 이상에서 40~50%대의 지지를 받은 것이 MB에게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1년 성적이 20%대인 ‘가’에 머문 것에 비하면 MB의 35% 성적은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MB는 앞으로 4년 남았다. 2년째 통지표에 ‘수’와 ‘우’가 많이 늘어나길 충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