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 중입니다”

등록일 : 2008-11-18 작성자 : 언론담당 조회수 :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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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사 중입니다”

http://www.joongboo.com/html/news_view.asp?articlenum=18444720081117&div=84

엊그제 회의 중에 전화하신 김 모 형님께 자세히 설명 드립니다.
경기도의회는 해마다 이맘때면 집행부에 대한 행정감사를 합니다. 국정감사, 감사원감사, 종합감사 등등 별별 이름의 감사를 받아야 하는 집행부의 공무원들은 죽을 맛이지만 세금을 집행하고 세금으로 사는 사람들에겐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요.
여타 감사와 중복되는 부분에 대한 비판도 있고, 현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행정감사는 의회기능의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행정감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집행부와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은 예산심의와 함께 집행부를 견제하는 대표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의원들에게도 최고의 집중력과 시간이 요구되는 시기이고, 그래서인지 의회 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참! “그럼 행정감사 하는 너는 누가 감사하냐?”는 조금은 화난 목소리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렵니다.
열거하자면 행정감사장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시민단체도 있고, 피감기관 공무원들의 시선도 마냥 당하고만 있는 눈빛은 아닌 것 같고, 언론사 기자들의 예리한 후각도 느껴지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확실한 감사는 4년 임기 후에 치르는 선거에서 형님께 받는 감사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제가 일하는 내용이 의회 속기록으로 다 남게 되고, 인터넷으로 상시 열람 가능하니 언제든지 감사하시고 그때그때 지적을 해주시면 더 효율적인 감사가 될 수 있겠지요. 형님께 떳떳하게 감사 잘 받으려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감사를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여 아우가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식의 감사를 할까봐 걱정되시나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감사 중에 난데없이 호통 친 일이 하나 있는데, 전후좌우 사정을 다 떠나서 제 부족함이었습니다.
의회와 집행부가 대등한 입장에서 도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상호존중의 예의를 기본으로 지켜야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송구한 마음입니다.
내친 김에, 벌써 세 번째 행정감사를 치르는 제 소회도 하나 말씀드리지요.
감사를 하다보면 여러 유형의 수감자들이 있는데 저의 경우에 가장 경계하게 되는 것은 수감기관의 지나친 방어적인 태도이더군요.
감사 지적이 당사자에게는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툭 털어놓고 사안에 대한 의견들을 나누는 과정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고 발전도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게 구조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의회도 집행부도 서로 노력해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늘 하시던 말씀이지만 맘처럼 쉽질 않고 한계를 정확히 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오늘 아침은 갑자기 쌀쌀해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전 아직 행정감사 일정이 꽤 남았습니다. 행정감사가 끝나고 나면 또 내년 예산을 심의하는 일정이 계속됩니다.
이래저래 핑계 같아 죄송한데 마지막으로 한 말씀! 오랜만에 전화 주셨는데 “행정감사 중입니다”라는 쌀쌀한 대답에 노여우셨지요? 바로 전화 못 드리고 이렇게 용서를 구합니다.
최용길/경기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