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를 바라보며

등록일 : 2008-10-08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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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8일  인천일보 기고문

지역축제를 바라보며

지난날 '축제'란 말은 피 끓는 청춘과 우리 모두를 얼마나 설레게 하던 단어였던가. 그만큼 축제는 특별하고 보기 드문 연례 행사로 여겨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방마다 일 년 내내 계절에 맞는 축제를 만들어 내고 있어 어찌 보면 우리의 일상 생활과 축제가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각종 농산물의 이름을 딴 축제는 물론이며 문화 예술제도 다채롭게 열리고 있어 관심과 필요에 따라 주변의 가까운 곳 어디를 가든 쉽게 축제와 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곳을 찾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전국에서 900여개의 문화관광축제가 치러질 예정이며 올 10월만 해도 3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무엇이라도 해야 했고,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이었는지 우후죽순으로 축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문화관광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이 결여된 정책 추진과 사업 시행으로 인하여 별다른 문화를 생산하지 못한 채 매번 획일적이고 얄팍한 일회성 축제 상품만을 내놓으며 전시 행정 등의 오명을 쓰고 말았다.

다행히 경기도에서는 도자기축제, 콩축제, 인삼축제와 같이 결실을 맺고 있는 축제들은 문화관광산업의 블루오션 기능을 발휘하며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최근 가을을 맞아 수확과 축제의 계절인 만큼 요즘 각 지방에서는 다양한 축제와 문화제로 분주하다. 주최 측은 볼거리 먹을 거리를 제공해 주고, 참여자들은 좋은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농산물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농산물 축제가 이 계절에 가장 많이 활성화된 것도 그 연유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수입산 농수산물로 점령당하고 있는 우리의 식탁에도 이런 축제를 통해 농산물을 구입하여 토종 식품으로 차려진 전통식단으로 온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밥상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본다.

또한 앞으로 지방축제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마을축제가 좀 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 마을 주민 또는 관련된 단체에서 주최하고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관이 행정적 지원을 하여 민간 자율적으로 치러진다면 주민들 간의 협동심과 애향심도 더욱 고취되어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관이 주도하는 축제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은 가능한 한 지역의 상징성을 담을 수 있는 대표 축제 한 두 가지를 주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좀 더 특화된 축제를 제안해본다.

유명한 영덕 대게를 먹기 위해선 영덕을 찾아 가듯이 그 음식을 먹기 위해선 그 곳에 가야 하고 그 공연을 보기 위해선 그 축제에 가야 한다면 보다 더 희소성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차별화된 그 지역만의 축제가 될 것이며, 모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방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축제를 통해 모처럼 찾아온 내방객들에게 그 지방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 지방의 문화제를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주최 측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객만족시대를 열어간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한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어떤 분야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치열함 속에서 지방의 축제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방문객이 다시 찾아가고 싶도록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주최 측의 세심한 노력이 있을 때만이 요즘처럼 유사 축제의 홍수 속에서 다음해를 기약할 수 있는 성공한 축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