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국 유학생들에게

등록일 : 2008-05-07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579
첨부파일 - 첨부된 파일 없음

2008. 5. 7(수)  - 경기일보 칼럼 -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렸던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행사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모두 깜짝 놀라게 했다. 여느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서울에서의 성화봉송 행사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그날과 같으리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었다. 전 세계에서 진행된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행사가 갖은 수모 속에서 수난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던 여러분들의 심정이 그동안 어떠했으리라는 것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날 성화봉송 행사장에서 여러분들이 보여준 행동들은 학생 신분으로선 해서는 안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식을 크게 벗어난 행동으로써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물며 그곳이 여러분들이 공부하기 위해 온 나라의 수도 한복판이었으니 말이다. 이번 서울 행사 이후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된 문제의 차원을 넘는, 또 다른 차원의 중국과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는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것 같다.

필자는 이번 사건으로 한(韓)·중(中)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한·중 양국의 미래를 위한다는 차원에서 여러분들에게 몇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펜을 들었다.

어디 한번 물어보자. 그날 이후 지금 여러분들의 심정은 어떠하냐. 그리고 여러분들은 앞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먼저 여러분들이 성화봉송 행사시의 행동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중히 사과하길 바란다. 그것이 배움의 길에 서있는 학생들인 여러분들이 응당 해야 할 도리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여러분들을 위해서나 악화된 서로의 감정을 풀기 위해서나 꼭 필요할 것으로 판단이 된다. 한·중의 앞날을 위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한·중은 21세기를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 운명체이며 따라서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누누히 강조해 오고 있다. 이제 이런 맥락에서 여러분들에게 몇마디 충고 겸 조언하려고 한다.

먼저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자라온 나라 중국이 한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큰 틀에서 기본적으로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식하기 바란다.
그리고 지금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걸쳐 인류가 함께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들은 무엇이며,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어떻게 보편적 가치를 서로 공유해 나가야 할 것인지도 깊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따라서 필자는 여러분들은 전 세계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성화봉송 수난의 현상이나 서방의 몇몇 정상들의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불참 선언 등의 현상들을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중국 내부의 사정을 아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거나, 중화민족의 위대함을 보이려는 중국의 선전장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것은 중국을 위해서나 전 세계를 위해서나 그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우려의 현상에 대해서도 지성인들인 여러분들이 아주 객관적인 시각에서 냉정히 판단해 보기 바란다.

필자는 지금 베이징 올림픽을 둘러싸고 중국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역설적으로 향후 중국이 미래에 나갈 방향을 이끌어 줄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여러분들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학교 안팎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길 바란다. 그런 배움들이 훗날 자신은 물론 중국의 발전에 큰 힘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한·중 공동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한·중은 21세기를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운명체이며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깊은 인식에 따른 평소 소신에 의한 것임을 깊이 이해해주길 바란다.
베이징 올림픽이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공동 번영에 크게 공헌하는 성공적인 대회가 되길 기원하면서….


원문출처 :  http://www.kgib.co.kr/new/03_opinion/opinion_news.php?cate=72&page=1&idx=287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