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등록일 : 2008-02-20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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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18(월)  - 경기일보 칼럼 -

삼성그룹 내부자의 폭로에 의해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는 사건이 터졌다. 연일 시민단체들은 철저한 수사와 삼성 해체의 주장까지 쏟아내고 있다. 그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은 없는지 뒤돌아 볼 필요는 있다. 그것은 삼성이라는 그룹이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대한민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세계 속에 크게 자리 잡은 세계의 브랜드이다.
불과 오래되지 않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우리는 가전시장에서 외제를 선호했고, 이 중 일제 SONY 라고 하면 누구나 이유 없이 세계 최고의 가전제품으로 인정했다. 당시 많은 외제 중 가전시장에서는 일제가 최고가를 구가한 것이다. 한때는 일제 소형 녹음기 등을 전당포들도 인정하고 돈을 빌려 줬었다. 물론 국산 가전제품들은 전당포가 선호하지 않았다.
이렇던 국산 가전제품이 이제는 세계의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가치를 누리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필자는 유럽과 미국 등 여러 나라들을 갈 때면 꼭 그 나라의 시장을 살펴본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의 제품들이 쇼윈도 전면에 진열된 것을 보면 웬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어깨가 으슥해졌다. 그러나 우리의 제품들이 전면이 아닌 뒷면에 진열됐거나 안 보일 때면 은근히 위축돼 어깨가 처쳤다.
얼마 전 베트남과 홍콩 등지를 방문했을 때다. 베트남 거리를 걸어가는데 ‘SAMSUNG MOBILE’이라고 쓴 간판들이 몇집 건너 한군데씩 걸려있었다. 간판의 모양과 색상 크기, 글자 모양 등도 동일했다.
필자는 가이드에게 궁금해 간판에 대해 물었다. 가이드 왈, “삼성 핸드폰 가게”라는 것이다. 그것도 삼성핸드폰 장사가 잘 돼 너도 나도 삼성핸드폰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베트남 인구가 8천만명이 넘는데 이 중 핸드폰을 가진 사람이 3천500만명이 넘으며 대부분 삼성 핸드폰을 갖고 있고 삼성핸드폰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홍콩에서도 가전제품 중 한국제품들을 좋아 하는데 이 가운데 한국 TV 선호도는 시장점유율 1위로 최고라고 한다. 필자는 대한민국 가전제품들이 세계 최고라는 말을 하는 가이드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고, 그의 어깨가 으쓱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다 보니 요즘 국가적 문제인 삼성그룹을 바라보고 있는 필자의 마음이 편하지 않다.
삼성특검과 시민단체들의 삼성 해체 소리가 정의를 위하는 것이고, 썩어가는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주장에 필자도 당연하다고 생각돼야 하는데 웬지 그 외침의 소리보다 베트남인들과 홍콩인들처럼 대한민국의 가전제품들을 세계의 최고 브랜드로 믿고 선호하고 구매하고 있는 외국의 구매자들의 마음이 대한민국의 가전제품에서 떠나면 어쩌나 염려스러웠다.
지금까지는 삼성특검 문제를 외국에서 크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곧 삼성과 자웅을 겨뤘던 국가들이 현재의 삼성사태를 크게 부풀려 사실과 다르게 왜곡시킬 것이고, 구매자들은 삼성 가전제품에 대한 인식도가 제품은 좋으나 회사가 해체된다면 교환이나 수리 등 A/S가 불안해 질 것으로 판단, 구매하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마음이 “정의를 위해서”라는 외침보다, “썩어가는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주장보다 더 크게 염려가 되는 것을 보니 필자도 정의로운 사람(?)은 분명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외국시장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게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