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말보다 영원하다

등록일 : 2008-02-2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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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26(화)  - 중부일보 기고문 -

우리가 하는 말은 글보다 영원하지는 못하다. 좋은 말이건 안 좋은 말이건 둘이서만 얘기를 했다면 나는 안 했다고 우기면 그만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글은 한 번 쓰면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것이다. 특히 흰 종이 위에 나의 표현을 인쇄해 놓으면 그 글은 영원히 역사에 남게 되는 것이다. 나는 별로 소질은 모자라지만 글을 써온 지 오랜 시간을 보내왔다.

문학회 활동을 통하여 수필과 시를 쓰고 문인 동아리 회장도 맡아서 일을 해보기도 했다. 수필집도 여섯 번째 출간하여 가끔 시간이 나면 다시 읽어보곤 한다. 그러나 읽어 볼 때마다 내가 쓴 작품이지만 어떤 글은 정말로 맘에 드는 글도 있고 또 다른 글은 왜 이렇게 썼을까를 의심할 때도 있다. 글이란 누구나 쓸 수가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떤 곳에 어떻게 쓰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시나 수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영역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성 속에서 강한 자신감을 가지려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언론에 칼럼을 쓴다든지 기사를 쓸 때는 시나 수필보다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보내야 하는 칼럼이지만 정확히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쓴다는 것이 그 얼마나 힘든가를 쓸 때마다 고민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이제는 그만 써야지를 반복하면서 내가 쓴 글이 신문지상에 나타난 것을 다시 읽어보곤 한다.

특히 기자가 쓰는 기사는 상상이나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진실이 담겨 있는 정론 직필이어야 하는 것이다. 소설을 쓰는 것은 기사로서 생명력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도의회에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언론 분야의 의정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간혹 독자들에게 비난 섞인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 특히 언론에 비춰진 내용으로 수준이하의 글을 읽고서 하는 말이 대다수인데 글 쓰는 사람들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부도 많이 하고 연수도 많이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 위원회에서는 지역신문과의 간담회를 통하여 먼저 지역신문만이라도 기자들의 연수를 올해부터 실시하는 것으로 집행부와 의논을 거쳤다.

글은 사람이 쓰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는 내 생각만이 아니라 나보다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이 있는 선배 또는 전문가들로부터 지속적인 자기성찰을 위하여 부단히 연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기업일수록 기업연수가 많은 이유가 아마도 틀에 박힌 것에서의 탈피를 요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불어넣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직사회도 같은 맥락에서 직종별 전문성에 의한 연수는 물론 인간의 양심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교양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 인간은 교육으로만이 변화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10여 년 전에 어느 노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의사도 교사도 자격에 대한 기간을 정해야 한다고 말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미래의 세계에서 영원한 자격증의 의미는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듣는 순간 우리는 어떠한 분야에서든지 새로운 지식이 수없이 쏟아져 생산되는 이 시대에 영원한 자격증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몰입한 적이 있다.

시대는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지식이 탄생하는 것이다. 어제 몰랐던 질병이 오늘 나타나는 현실 속에 그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는 의사는 그 의사의 자격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사 역시도 새로운 지식을 부단히 공부하지 않으면 인터넷 시대에 살아남을 수가 없는 것이다. 선생님이 앞서가지 못하면 학생들은 따라오지도 못하고 교사로서의 생명은 끝이 날 수도 있는 것이다.

지식 정보화 사회는 어느 분야에서든 누구보다도 더 한 발 빠르게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가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글이란 수많은 경험과 지식 속에서만이 아름다운 글 솜씨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말보다 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하고 글의 영속성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