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해우소'가 필요한때

등록일 : 2008-02-01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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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31(목)  - 중부일보 기고문 -

고려 때에 송도 3절(황진이, 서화담, 박연폭포)이 있었듯이 현재 수원에는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세 가지가 있다. 그 첫째가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이고, 둘째가 세계적 글로벌기업 '삼성', 셋째는 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선수다. 다른 한편으로 수원을 대표하는 것 중에는 부자자효(父慈子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수원시 연화장과 세계적 벤치마킹의 모델인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들 수 있다.

그런데 화장실 하면 생각나는 두 분이 있다. 한 분은 화장실 문화를 새롭게 조명한 세계화장실협회 회장으로 Mr. Toilet이란 별칭까지 얻은 심재덕 국회의원이며, 또 한 분은 세속나이 91세에 열반하신 양산 통도사의 경봉 스님이다.
 
 <해우소는 쓸데없는 것 다 버리는 뜻>

오늘날 절에 가면 변소에 '해우소'라는 글씨를 써 놓은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이 해우소라는 말을 처음 등장시킨 사람이 경봉 스님이다. 6·25전쟁이 끝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경봉 스님은 나무토막에 붓으로 글씨를 써서 시자에게 내밀었다. "스님, 이것이 무엇입니까?" "이놈아 변소도 모르냐? 하나는 소변보는 데, 또 이것은 큰 일 보는 데 갖다 걸어라."

경봉 스님이 내민 두 팻말에는 각각 휴급소와 해우소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 중에 휴급소는 소변보는 곳에, 해우소는 큰 일 보는 데 내걸라는 소리였다. 시자는 그것을 스님 말대로 갖다 걸었다.
 이후 극락선원을 찾는 신도와 수좌들은 그것을 볼 때마다 모두 한 소리씩 했다. "어, 해우소. 참 좋은 이름이네. 몸속에 들어있는 큰 걱정 털어버리는 곳이 이 곳임에는 틀림없지." "휴급소, 급한 것을 쉬어 가라. 하기야 오줌 마려울 때는 급하지."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평을 하고 가자 어느 날 경봉 스님이 그것을 내건 참뜻을 법문으로 설파했다.

"우리 극락선원 정랑에 갔다가 사람들이 휴급소, 해우소라는 팻말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려. 그리고 저마다 한 소리를 해. 이 세상에서 가장 급한 것이 무엇이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는 일이야. 그런데도 중생들은 화급한 일은 잊어버리고 바쁘지 않은 것을 바쁘다고 그래. 내가 소변보는 곳에 휴급소라고 한 것은 쓸데없이 바쁜 마음, 그 곳에서 쉬어가라는 뜻이야. 그럼 해우소는 뭐냐. 뱃속에 쓸데없는 것이 들어 있으면 속이 답답해. 근심걱정이 생겨. 그것을 그 곳에다 다 버리는 거야. 휴급소에 가서 다급한 마음 쉬어가고, 해우소에서 근심걱정을 버리고 가면 그것이 바로 도 닦는 거야."

경봉 스님이 만든 이 휴급소와 해우소는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 중에 휴급소는 차츰 잊혔지만 해우소는 절간은 물론 민간에까지 퍼져서 어떤 식당에서는 그대로 써 붙인 곳도 있다.

요사이 수원에는 화장실 좌변기 모양을 한,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 하우스인 '해우재(解憂齋)'가 생겨 화제를 낳고 있다. 집을 아예 화장실 모양으로 꾸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화장실에 대한 이미지를 기분 좋게 하고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만간 변기 모양의 최대 구조물로 기네스북에도 오를 예정이라 한다.
 
<지난 정권 폐해 털어내고 새 출발을>
화장실 모양의 해우재를 보면서 문득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를 떠올려 본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새 정부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 있다. 소비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되길 강력하게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정권의 관행과 구습을 버리지 않고서는 새 시대의 비전을 만들어가기 어렵다. 이 시점에서 과거 10년간의 포퓰리즘에 영합한 좌파정권의 폐해를 모두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들 마음에 쌓인 불만과 불안을 모두 버리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우리가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화장실에서 깨끗하게 버려야만 신진대사(新陳代謝)가 가능하듯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넘치는 활력으로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