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유권자 의식 (경인일보 기고문)

등록일 : 2007-07-10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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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10(화)  - 경인일보 기고문 -


선거는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함에 있어서는 능력이나 자질, 국민의 추상적 민의에 충실한지 여부,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인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의정치 구현은 국가의 발전적, 건설적 미래가 펼쳐질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틀이 되는 바르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저해하는 음성적인 방법에 의한 불법, 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는 일부 후보자들의 형태는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선거의 본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선거법을 포함한 제도상의 결함, 선거사범에 대한 처리의 소홀 등, 집행상의 문제, 지연·학연 등 연고관계가 우선하는 사회적 풍토 등 많은 요인이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권자의 미흡한 정치의식이 문제이며 공명선거를 위해서는 우선 유권자, 나아가서는 모든 국민들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우리 국민은 총 16번의 대통령 선거를 경험하였다. 신문의 맨 첫 장, 뉴스의 맨 처음을 장식하며 가장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 받는 것이 정치이다.


주민은 매일 정치와 선거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와 선거가 가져다 준 것은 불신과 무관심뿐이다. 특히 날마다 정치인을 욕하고 불신하고 정치의 무관심을 얘기하다가도 선거때만 되면 똑같은 인물에게 묻지마 투표로 봉사(?)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깊이 생각할 것 없이 우리는 선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국가선거에서부터 교육감,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에 이르기까지 선거가 일상화되고 있다.


선거제도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선거의 결과만을 가지고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그 과정이 공정해야만,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무리 공정선거를 부르짖어도 금권선거는 우리 문화의 오랜 관행이며 고쳐지지 않는 악습이다. 여기에는 후보자들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일부 몰지각한 유권자들이 은근히 이를 부추기며 금품과 향응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법을 만들고 제도를 바꾼다 해도 이런 유권자들의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선거의 혼탁이나 불법 그리고 부정은 없애기 어렵다.


"天下憂樂再選擧 조선 순조때의 실학자 최한기(1803-1875)의 저서 인정(人政)의 선언문편에서 나오는 글귀로서 '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어진 자를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세상 모든 백성들이 편안하게 되나 그른 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세상 모든 백성은 근심과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유권자들도 이 글귀가 뜻하는 바를 명심하고 이번 대통령 선거는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의식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