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유류세 인하를 원한다.

등록일 : 2007-07-1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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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13(금)  - 경기일보 기고문 - 


드디어 나왔다. 그런데, 역시 예상했던대로다. 지난 11일 재정경제부가 2007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대책을 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일부 언론이 ‘민란’이라고 까지 표현할만큼 거센 국민들의 유류세 인하 요구에 대해 대책을 발표한 정부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말이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정부도 이 정도 수준의 대책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가라 앉히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답답하고 화가 난다. 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휘발유 가격의 57%를 차지하는 세금이 너무 많으니 줄여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정부는 “세금은 그냥 두고 다른 걸 좀 바꿔보겠다”만 얘기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의 유류비가 1년에 15만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데, 이미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면세자이기 때문에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보도가 바로 뒤를 이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정확한 유가정보 제공과 유통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발표 내용 역시 당연히 정부가 했어야 하는 일로 새삼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하긴 경제부처의 수장이 “기름 값이 비싸야 유류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길 거침없이 해대는 판국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정부 발표를 기다려온 게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휘발유 값에 지금과 같이 엄청난 세금이 붙게 된 건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 및 기업구조 조정 재원 마련과 국제수지 방어 등을 이유로 교통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부터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부의 잘못으로 초래된 경제위기를 국민들의 주머니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정책이었음에도, 국민들은 별다른 불평 없이 담담하게 따랐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일을 그대로 참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총 세입은 당초 예산보다 2조7천억원 이상이 더 걷혔다고 한다. 국제유가 핑계를 대는 국내 정유회사들의 영업이익 역시 매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한다. 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정부가 조금이라도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유류세 인하 요구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 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