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5
철도대학 의왕시에 존치해야
의왕시 월암동에 위치한 철도대학 이전설로 의왕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한국철도대학 개편사업’ 시행계획에 따라 국립 2~3년제 전문대학인 철도대학이 4년제 종합대 내 단과대학으로 편입하게 되면서 몇년 내 다른 도시로 이전될 공산이 커져서 이다.
철도대학 인수에는 고려대 서창 캠퍼스, 서경대, 전주대, 한세대 등 4곳이 제의서를 놓고 경합했으며 건설교통부는 지난 8일 이들 중 고려대 서창 캠퍼스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의왕 시민들은 “의왕에는 대학이 2곳 밖에 없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이전하면 해당 지역 상권이 쇠퇴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철도대학을 4년제로 운영하기로 한 건설교통부의 방침은 전문기술을 갖춘 인재 양성과 철도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바람직한 방침이다.
그러나 의왕시 입장에서는 4년제로 운영하더라도 철도대 경영권만 4년제 대학으로 편입되고 현 캠퍼스는 그대로 유지·존속되어도 되는 것을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의왕시는 전체 면적의 88.7%에 이르는 그린벨트로 인한 도시개발의 제약으로 교육·문화·복지시설 등 도시기반시설들이 부족하고 경찰서, 교육청, 세무서 같은 특별 행정관서들도 없어 지역 정주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의왕시에 지난 1985년 이전해 20여년이 지나도록 그 자리를 지켜온 철도대학 및 철도박물관, 철도 관련 시설 등은 유일한 교육의 산실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이었다.
의왕시는 매년 5월5~6일 철도박물관과 왕송호수 등지에서 철도대학과 협력해 어린이 철도축제를 성황리에 열고 있고 철도대학이 위치한 삼동 일대는 철도청 관사가 남아있는 철도청과 관련있는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의왕시는 시 승격 18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그린벨트가 일부 조정·해제돼 도시 기반시설 등 도시 전체의 공간 구조 개편사업 등을 야심차게 추진하기 위해 시민들의 기대와 여망을 하나로 결집시켜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철도대학을 비롯한 철도 관련 시설들 마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다니 의왕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정부는 철도대 4년제 대학으로 합병이 번복될 수 없는 방침이라면 철도대 경영권만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고 현 캠퍼스는 그대로 유지·존속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의왕 시민들과의 협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철도대학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먼저 철도대학 이전 후 남게 되는 부지의 활용방안을 의왕시와 협의·모색한 후 철도대학 이전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의왕 시민들은 “의왕시의 안이한 대처와 무능으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의왕시는 철도대학 및 관련 부지를 건설교통부와 철도공사 등이 소유권을 갖고 있지만 의왕시에 위치해 있고 공공토지인 만큼 이에 대한 활용방안을 주체적으로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의왕시의 철도대학 유지 존속이 우선이겠지만, 합병이 번복될 수 없다면 철도대학 이전 후 남게 되는 부지는 부족한 철도인력개발원, 또는 철도박물관, 철도기술연구원 등의 시설로 활용하도록 해 의왕시가 그동안 소중하게 쌓아온 철도역사의 메카로서 계속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