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쓸쓸한 죽음' 막기

등록일 : 2007-05-03 작성자 : 손숙미 조회수 :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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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5.3 -경인일보 기고문-

지난 3월 부산 남구의 한 독거노인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노인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고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발견되었다. 산업화·핵가족화로 인해 전통적 가족제도가 무너지고 부모 부양의식의 약화로 홀로사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 홀로 남겨진 노인들은 고립생활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쓸쓸히 죽음을 맞은 노인들의 기사는 심심치 않게 접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른바 독거노인이 갈수록 늘어가면서 이들이 별안간 숨을 거두거나 숨진 뒤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이 나서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의 한계 등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경기도는 올해 6월부터 '독거노인 도우미 파견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도우미 859명을 선발, 교육을 거친 후 독거노인 가구에 파견하고 선발된 도우미는 복지욕구 조사, 안전 확인, 서비스 연계 등을 하게 된다.

'독거노인 도우미 파견사업'은 홀로사는 노인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복지체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하지만 도에서 파견된 도우미는 1인당 20명만을 보호하기 때문에 사업의 혜택을 받는 독거노인은 1만7천180명으로 도내 전체 15만6천240명중 11%에 불과하다. 그중 기초생활수급자 3만2천867명은 일선 지자체의 사회복지사들이 돌보고 있지만 나머지 대다수의 차상위 계층 이상 노인들은 여전히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 고령인구가 느는 속도는 총인구 증가속도보다 13배나 빠르다고 한다.

독거노인은 1998년 49만명에서 2005년 83만명으로 불어났다. 노인 다섯명 중 한명이 홀로 사는 셈이다. 대부분 빈곤층이지만 그나마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는 경우는 4분의 1밖에 안 된다. 자식에 짐 될까 혼자 고단한 삶을 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아직 사회안전망의 그물코가 성긴 우리에게 '방치된 죽음'은 심각하고,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사회복지사, 경찰, 소방서, 각급 기관 등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해 나름대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는 태부족이다.

독거노인들은 배고픔과 외로움 그리고 질병의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불현듯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다. 독거노인들이 바라는 것은 그리 거창하지도, 그리 어렵지도 않은 사회적 관심과 배려다.

따라서 독거노인 대책을 세우기에 앞서 독거노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손 숙 미(경기도의원·보사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