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한국형 라데팡스로

등록일 : 2007-02-0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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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2. 6  - 경인일보 기고문 -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는 그들의 역사만큼이나 자랑할만한 명물이 많다. 40여년이라는 결코 짧지않은 기간동안 파리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것은 물론, 미래를 향한 염원으로 재창출된 파리의 맨해턴 '라데팡스(La defence)'도 그 중 하나다. 루브르박물관, 콩코드광장, 샹젤리제거리, 개선문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중심축은 과거 파리의 영광과 고난의 시기를 거쳐 결국 현재의 '라데팡스'라는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장편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하다.


지난 1월초 경기도의회 해외연수를 통해 처음 가 본 라데팡스는 그래서 아직까지도 마음 한 켠에 깊은 인상으로 남아, 무분별한 신도시 개발을 외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자꾸만 비교하게 된다.


40년간 추진해 온 라데팡스=우리의 신도시 개발은 어느 날 갑자기 무슨 목적으로, 어떤 계획에 따라 준비된 건지도 모르게 발표돼 사람들을 술렁거리게 한다. 또 신도시 개발이 발표되면 온통 아파트 분양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분양가와 주변 아파트 값이 얼마나 오를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곤 한다. 결국 우리의 신도시 개발은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을 갖게 만드는 잘못된 관행을 계속해서 복제해 가는 느낌이다. 개발 마스터플랜 하나가 나오기 까지만도 6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붓고, 그것을 바탕으로 40여년동안 흔들림 없이 라데팡스를 추진해 왔던 파리 시민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라데팡스를 만든 그들의 목적은 분명했다. 1960년대들어 많은 자본들이 파리를 빠져나가자 시민들은 일터와 주거지를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고, 침체된 파리를 미래 유럽의 대표 도시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일면서 부터이다.


1천600여기업이 들어선 비즈니스 클러스터=물론 초기단계에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은 1970년 마스터플랜을 변경하면서까지 건축 형상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고 높이 제한을 180m 이하로 조정하는 등 보다 진전된 제도 변화를 계속해서 시행했다. 그 결과 라데팡스는 현재 1천600여개 프랑스 국내외 기업들이 진출한 유럽 최대의 비즈니스 지구로 변모하였다. 특히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위해 '보차분리(步車分離)' 원칙에 입각한 입체 교통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큰 효과를 낳았다. 즉 인공지반(deck)의 도입과 다층구조의 교통 여건을 조성, 48만평의 비즈니스 지구내 모든 도로·지하철·철도·주차장 등 교통관련시설들을 지하에 배치하고 그 위에 건축물 및 각종 공간들을 예술적으로 배치한 보행자 천국의 공간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복층 구조는 교통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파리의 전통인 역사성과 예술성을 강조하고, 지상에서의 도로 확장 및 신규 도로개설 등에 따른 보상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공간 이용의 극대화를 가능케 하였다.


환경, 교통, 기업이 조화이룬 도시로=라데팡스를 보면서 경기도의 수부도시인 수원에 개발 예정인 광교 신도시가 떠올랐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화성(華城)과 초일류 첨단 디지털 기업인 삼성전자가 있는 수원에 새롭게 조성될 광교 신도시는 어떻게 계획되고, 어떤 모습으로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건교위 소속이자 수원 출신 의원으로서 평소 광교 신도시에 깊은 관심을 갖고있는 필자는 광교가 파리의 자랑인 라데팡스와 같은 명품 신도시로 개발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절실히 느꼈다. 라데팡스처럼 환경과 교통 그리고 사람과 기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품격 신도시로 개발되어야만 광교 신도시가 대대손손 후손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경기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미래자산을 동시에 가지고 무한한 비전으로 발전하고 있는 수원, 그 수원시에 들어설 광교 신도시가 '한국형 라데팡스'가 되길 바라는 것은 결코 필자만의 꿈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