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경기도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란 18세 미만의 어린이ㆍ청소년 병원비 중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할 금액이 연간 100만 원을 넘을 때 그 초과금액을 전액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작년 전국 합계 출산율은 0.98명, 경기도 합계 출산율은 1.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0명대 출산 시대에 곧 접어들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점점 낮아지는 저출생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전 사회적 문제입니다. 이는 국가와 지자체가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의 대책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고 생명권을 위협받거나 병원비로 인해 가정경제가 파탄에 이르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발병 이전에 기초생활수급가정이 아니었던 가정 중 51.4%가 아동이 아픈 이후 부모의 실직과 의료비 과다 지출로 수급가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될 아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생명권을 위협받고 아이의 치료를 위해 가정경제가 흔들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는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차별받지 않고 치료받을 권리를, 부모들에게는 병원비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아이의 병원비로 인한 가정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또 자신의 아이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부모들은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민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10명 중 8명이 이런 민간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합니다. 반면 가정경제 상황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실손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10명 중 2명이라는 것입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서 우리 아이들의 생명권이 위협받거나 차별받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린이 병원비 상한제의 취지에 대해서는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 병원비 상한제 실현을 위해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기도에는 약 23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살고 있습니다. 어린이 병원비 국가보장추진연대에 따르면 경기도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를 위해 필요한 재원은 1,000억 원 정도 추정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예산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019년 9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약 반년 간 경기도 초ㆍ중학교 무상급식 총예산이 1,465억 원입니다. 1년에 약 3,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우리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식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실현은 부모의 형편 여하와 관계없이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식사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시민들의 인식 제고와 공감대 형성,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반면 1년 예산 1,00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우리 아이들이 병원비 걱정 없이 진료받고 진료비가 가정경제에 가져다 줄 불안감을 없앨 수만 있다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또 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에 따른 소요 재정의 감소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책 실시과정에서 필요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순 계산에 의한 추산일 뿐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본 의원은 지난 8월 경기연구원 연구과제 발굴을 위한 수요조사에서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에 대한 정책연구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어린이 병원비 상한제에 대한 정책연구를 통해 필요한 예산 산출 등 경기도 실정에 맞는 연구결과가 나온다면 향후 도민들의 이해를 돕고 어린이 병원비 상한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연구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와 방법 등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경기도가 광역지자체 최초로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를 추진하고 실행시켜낸다면 그것만으로도 타 광역에 모범이 될 것이며 긍정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기도의회가 앞장섭시다. 송한준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ㆍ동료 의원님들, 이재명 지사님과 이재정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이상 5분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