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의원은 지금 우리가 처한 국제현실에서 지방의회의 맏형인 경기도의회가 어떠한 역할과 소명을 완수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반성 없는 일본 전범기업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비록 그들의 물건을 산다 하더라도 이 물건이 먼 타국에서 고국을 그리며 숨져간 우리 동포들의 피눈물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올해 3월 전국 최초로 경기도 내 학교와 교육기관이 보유한 일본 전범기업 생산 제품을 인식하고 사용하도록 하는 조례안을 대표발의하였습니다.
하지만 조례안 제출 이후 6개월 동안 두 살배기 아들과 아내까지 포함한 우리 가족은 인신공격성 문자와 협박을 수없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 조례의 취지는 명확했습니다. 최소한 경기도의 학생들에게만큼은 민족과 국가가 힘을 잃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똑똑히 알려주고 아베정부와 그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국내 친일세력들이 역사적 진실을 왜곡해 우리 국민에게 칼을 겨누는 현실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발의한 조례는 20만 원 이상의 학교비품 중 과거 활동했던 국무총리실 소속 지원위원회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전범기업이 만든 제품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 학생들이 스스로 기억하고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사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용하면서 알자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례 발의의 취지는 정작 왜곡된 가운데 지난 수개월 동안 일본의 후안무치한 도발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지난 7월 1일 일본은 우리나라로 수출되는 세 가지 반도체 생산원료에 대한 수출규제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더니 8월 2일에는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사실상 경제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그 이후 많은 국민들께서 일본의 수출규제를 빙자한 경제보복을 제2의 주권침략으로 규정하고 제2의 독립운동으로 자발적인 불매운동을 벌이고 계십니다. 모든 국민들의 하나된 목소리에서 저는 100년 전 3ㆍ1운동의 함성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이재정 교육감님! 이틀 전 경기도교육청의 핵심 정책사업인 꿈의학교 수원시 청소년의회교실 청소년 의원들이 이곳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전범기업 기억 조례안을 직접 심의하였습니다. 교육 관련 5분발언부터 조례에 대한 상호토론과 마지막 표결까지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열띤 토의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는 재석의원 53명 중 찬성 41명, 반대 5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되었습니다. 찬성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본 조례가 우리나라 국민과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현재 교과서에서조차 제대로 거론되지 않은 전범기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지금과 같은 비뚤어진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3일 후인 8월 29일은 우리가 일제에 의해 국권을 빼앗긴 국치일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경기도의회가 전국 최초로 국치일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여 국치일을 기억하기 시작했고 이후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가 모두 조례를 제정해서 국치일에 조기를 게양하고 있습니다. 국가도 하지 않았던 역사에 대한 기억을 지방의회가 솔선수범하여 살려냈던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에 관한 조례안은 일본 경제보복의 대응책이 아닙니다. 전국 최초로 우리나라의 역사적 자주권을 지방정부에서부터 시작하는 의미 있는 조례입니다. 본 조례를 통해 일본의 전범기업도 독일의 전범기업처럼 우리나라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을 하고 경기도의 학생들에게 국제사회에 신뢰와 존경을 받는 모범 기업의 사례로 회자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끝으로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경기도의 학생들이 실행해 달라 요구했고 1,350만 도민들께서 일으켜 주신 본 조례안이 통과될 수 있게 힘이 되어 주십시오. 지방분권시대, 지방정부의 맏형인 경기도가 선두에서 빗나간 역사를 바로 세우는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의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당부드리며 이상 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