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치매 친화적 안심 공동체 실현을 위하여

의원명 : 지미연 발언일 : 2017-06-27 회기 : 제320회 제2차 조회수 : 644
지미연의원

존경하는 1,300만 경기도민 여러분,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 의원 여러분! 자유한국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용인 출신 지미연 의원입니다.

치매는 자신을 잃어가는 병으로 그 가족은 숨겨진 환자라고 불립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사회적 활동의 제한, 가족관계의 갈등 등으로 각종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심지어 간병 살해, 간병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었습니다. 내년이면 만 65세 이상 고연령층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매환자 발생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에는 그 숫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고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도 약 4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경기도 노인인구 141만여 명 중 치매환자 수는 13만 6,000여 명으로 노인인구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제 간병이나 요양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오롯이 환자와 가족에게만 맡겨둔다면 머잖아 간병 지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대책이 이달 말까지 마련될 것으로 보여 돌봄의 사회화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경기도도 그동안 치매문제에 지속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도 자체 시책으로 경증치매환자의 치매이환을 늦추고 가족의 부양부담 경감을 도모하고자 전국 최초로 2014년부터 가족사랑이음센터 8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7개소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총 7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치매환자들을 위한 각종 정책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치매국가책임제로 인해 정부만 바라보며 한발 물러나 있는 듯한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남경필 지사님! 지사께서는 대통령이 되셨어도 치매환자와 그 가족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돌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셨을 분입니다.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동적 입장에서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가 지역 특성에 맞게 치매관리 체계를 보완하고 나아가 정부에 치매관련 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정책적 상상력과 실천력을 발휘해 치매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지사께서는 네덜란드의 호그벡 치매마을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우리 보건복지위원회는 치매문제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지난 5월 말 호그벡 치매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치매마을의 핵심은 평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삶의 패턴을 가진 치매환자 6~7명이 한 집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장도 보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치매환자들이 일반인처럼 살고 있습니다.

또한 최소한의 의료적 개입과 치매환자들이 살아온 삶을 유지하고 존엄과 인권이 보호되는 시스템을 갖춰 치매환자들의 자유와 일상적인 생활을 보장한 결과 평균 수명이 올라가는 등 가시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치매환자를 시설에 수용하는 방식의 돌봄 서비스 제공은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본인 부담 상한제를 도입해 치매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치매환자도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요양병원 입소가 확대돼 치매어르신의 격리화 및 시설화가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치매를 우리 사회가 제대로 책임지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의 확대를 방지하고 의료적 개입 중심의 정책 추진이 아닌 공동체 중심의 지역사회 돌봄 강화, 시설 돌봄과 지역사회 돌봄의 균형 있는 연계 및 지원 등이 주요 정책방향으로 설정돼야 할 것입니다.

남경필 지사께서는 그동안 치매예방 및 관리를 위해 노력했던 경기도만의 노하우를 지혜롭게 활용해 주십시오.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마을 중심의 치매 친화적 안심공동체 구축을 위해 지혜를 모아 지역의 특성을 살린 경기도만의 치매 보완정책을 통해 치매국가책임제를 선도해 주십시오. 아울러 치매환자와 그 가족이 행복한 경기도형 치매 친화적 안심공동체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