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으로 추진되는 예비 대학과정, 야간자율학습 폐지가 능사인가?

의원명 : 정진선 발언일 : 2016-11-01 회기 : 제315회 제1차 조회수 : 662
정진선의원

존경하는 1,300만 경기도민 여러분! 정기열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와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교육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정부 출신 정진선 의원입니다.

본 의원은 오늘 교육감의 야간자율학습 폐지 방침에 따라 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예비대학 과정이 허술하고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야간자율학습 폐지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교육감은 지난 6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전격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겠노라 선언하였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이 학교교육을 비정상으로 만든 대표적 증거라 단정 지으며 속히 바꾸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또 그 대안으로 예비대학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스스로 진로와 연계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본 의원은 교육감이 지금의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 인식에는 십분 동의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왜 사전 공론화 과정도 안 거치고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어떠한 실태 연구조사도 없이 교육감 개인에 의해 즉흥적으로 폐지를 논하고

또 그 대안이라는 예비대학 추진으로 우리 아이들을 억지로 학교 밖으로 내모는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예비대학 과정입니다. 예비대학 과정은 추진 배경 자체부터 야간자율학습이 비교육적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출발점이 이렇다 보니 아이들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스스로 학교에 남아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겐 어떠한 배려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도교육청이 교육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예비대학과정은 1학기와 2학기 각 10주간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일주일에 한 번 인근 대학에서 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즉, 매일 학교에 남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에게 10주간 주 1회 인근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것으로 자율학습을 대체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예비대학에 가지 않는 날이 더 많을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예비대학이라는 미명하에 학교 밖에서 방치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듯 예비대학의 성급한 추진은 학생 수급에 비상이 걸린 대학을 연명시키기 위해 대학 총장 출신인 교육감이 나서서 고등학생을 대학으로 보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본질적으로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을 인근 대학으로 이동시키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규모 수학여행을 취소해 왔습니다. 또 아이들이 대량으로 이동하는 어떠한 교육활동도 자제해 왔습니다. 이는 대규모 이동에 따른 안전문제를 우려해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교육감이 나서서 아이들을 대학으로 가라고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경기도권의 대학들은 도심에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대부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스쿨버스를 운행하는 대학이 대부분인 실정입니다. 이제 이렇게 외진 곳에 위치한 대학을 찾아가기 위해 교복을 입은 미성년자인 우리 아이들이 배회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문제가 극히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대학가에서 음주ㆍ흡연 등 자칫 어른놀이에 학생들이 일탈할까 더 걱정됩니다.

일각에서는 교육감이 자율학습을 폐지하는 진짜 이유로 학교에 남아 초과근무를 하는 교직원의 인건비 절감과 학교 전기세를 아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또 자율학습 폐지와 함께 학교 석식 제공도 중단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도교육청 담당부서에서는 내년도 석식 폐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의 학부모조차 야간자율학습 폐지에 적극 반대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학원을 가야 하는데 이젠 그럴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본 의원은 야간자율학습 폐지와 함께 석식 제공마저 금지된다면 우리 경기도 내 저소득층 학생의 교육환경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습니다. 이 아이들은 지금도 학원이나 변변한 독서실도 못 다니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생활이 어려워 시군에서 지원하는 급식비로 학교에서 급식을 해결하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교육감의 야간자율학습 전면 폐지에 따라 저소득층 아이들은 공부할 장소와 식사할 장소를 모두 빼앗기는 상황에 내몰릴 처지입니다. 이것이 교육감께서 말하는 단 한 명의 아이도……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발언제한시간 초과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포기하지 않는 교육입니까?

이미 경기도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압도적 최하위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시행하는 곳입니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저소득층 학생들을 사지로 내몰려 하십니까? 아이들은 실험용이 아닙니다. 교육감께서 정히 교육환경을 바꾸시고자 한다면 시범지구 사업과 연구분석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추진하십시오. 일방적으로 의견 수렴 없이 전면 실시하여 학교에 부담을 주지 마십시오.


(마이크 중단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학교는 학생이 주인이지 교육감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