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1
지난해 연말 시흥시 능곡지구 주공 휴먼시아 아파트에 입주한 김모씨(54)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휠체어를 타야만 이동이 가능할 정도의 장애를 겪고 있는 김씨는 정왕본동 원룸단지에 거주하다, '새 집 입주'의 희망을 품고 능곡지구로 들어왔다. 그러나 교통편이 없어 집 외에는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전혀 불가능하다. 이곳에는 이웃 친구가 없어 살던 정왕동으로 가서 만나고 싶지만, '능곡이라는 섬'에 고립된 듯한 느낌을 가진다. 결국 답답함에 우울증이 다 걸렸다.
김씨처럼 장애등급을 받고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사람이 30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 정왕본동에서 이주해 왔는데, 장애인 뿐만 아니라 독거노인들도 이같은 불편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이들 장애인, 독거노인들은 '푸드뱅크 수급자'로서 정왕권으로의 이동이 꼭 필요하다. 푸드뱅크 이용자들은 각종 먹거리 및 생필품을 100원에 구입해 왔기 때문이다.
임시방편으로 마트에서 구입해 보지만, 높은 가격차로 인해 엄두를 못낸다. 월 40여만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아 9만원(임대료), 10-15만원(도시가스비용), 6-7만원(관리비)의 비용을 지출하면, 손바닥에 남는 돈은 거의 없다. 그렇기에 푸드뱅크 이용이 절실한 것이다.
또 정왕권에 거주했을 때는 정왕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무료급식도 제공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의 현 상황을 보면 '고립'이라고 표현한다. 단 하나 좋은 점은 '깨끗하다'는 것.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불편하다. 가장 기본적인 먹고 이동할 수 있는 기본생활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장애인들은 거의 대부분 이들의 생활을 돕는 활동보조인을 두고 있다. 그러나 활동보조인들도 교통이 불편한 능곡지구는 기피하고 싶은 제1순위 지역이다.
이런 사항을 파악한 시흥장애인자립생활센터(일명 수수꽃다리)는 황선희 경기도의원과 함께 현장을 방문,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을 시흥시에 요청하는 한편 목감.정왕 푸드뱅크에 '이동 푸드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최병례 수수꽃다리 사무국장은 "능곡지구의 각종 기반시설 미비로 많은 장애이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장애인들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