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을 보내며

등록일 : 2012-02-15 의원명 : 이재천 조회수 :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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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경제연구소가 “디스토피아의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보고서를 내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디스토피아’는 가공의 이상향을 의미하는 유토피아의 반대말로, 현실을 비판하는 문학작품과 사상을 설명할 때 쓰는 용어다. G. 오웰의 <1984년>이 ‘디스토피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현대경제연구소가 언급한 ‘디스토피아’의 가능성은 현재 세계경제의 상황을 분석한 것이다. 국제적 무역 불균형이 확대되고, 글로벌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득양극화와 실업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위기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디스토피아 시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를 바로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차원에서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 필수적이다.
거시적인 담론보다는 국민 한 명 한 명 삶 속에 파고드는 정치와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목소리를 낸다는 차원에서 지방자치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예를 들면, SSM 규제법 등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대기업이 국민경제에 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기업과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입은 지역차원에서 보면 지역경제를 붕괴시키는 위기다.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의 이해가 상충할 때가 있다. 이제는 지금까지처럼 국가경제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비중 있게 따져봐야 한다.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세계경제위기의 돌파구로 지역 통화(通貨)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하니, 우리도 지역 통화를 만들 정도는 아니지만, 지역 경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봄직하다.
필자가 지난 1년6개월 경기도의회에서 활동하면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지방정부의 예산 위기이다. 지방자치 20년의 역사가 무색하게 지방예산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8:2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역시 1995년 63.5%에서 2011년 51.9%로 하락했다. 경기도의 경우도 총 예산 대비 지방세의 비중이 2003년 75.8%에서 2011년 60.1%로 감소되었다.
게다가 지방정부의 경우 사회복지 예산의 비중이 매우 높다. 사회복지 예산은 변동이 거의 없는 예산이기 때문에 사회복지 분야를 빼고는 지자체에서 운용할 수 있는 재정이 많지 않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어깨에 지고 있는 지방의원으로서는 고민이 많아지는 지점이다.
2012년은 큰 선거가 두 번이나 있는 해다. 총선과 대선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60여 곳의 정권교체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역시 ‘선거의 해’, ‘지각변동의 해’라는 말이 와 닿는다.
디스토피아의 어두운 그늘이 스물스물 다가오는 2012년, 정치인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든다. 경제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빌 공(空)자의 공약(空約)을 하진 못하겠다.
그러나 올 한해 ‘배려의 정치’를 위해 노력해보자는 다짐을 해본다. “내 목소리가 더 크다”고 자랑하는 정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낮추는,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의 정치다. 마음의 공간을 마련하고 미움과 다툼이 있던 자리를 배려와 이해로 채워가는 것이다. 2012년 1월을 보내고 2월을 맞으면서, 배려의 정치가 정착한다면 우리 정치는 얼마나 행복해질까 상상해본다.

이재천 경기도의원 / 2012. 2. 14. 안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