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5
수질오염총량제, 주민 입장 고민해야
수질 총량제, 주민 입장 고민해야
용인시를 비롯한 인근 안성·화성·평택·수원·오산·군포·의왕 등 8개 시는 진위천·오산천·황구천 수계지역으로서 수질오염총량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수질오염총량제는 하천 구간별 목표 수질을 정하고 목표수질을 달성·유지하기 위한 오염물질의 허용총량을 산정해 해당 유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배출총량을 허용 총량 이하로 관리하는 제도이다.
사후 조치보다는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춘 오총제의 기본 취지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규제에 따른 해당 지역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간과할 수 없다. 더구나 경기도민이 그토록 간절히 벗어나길 바랐던 수도권 규제의 사슬을 한 겹 더 뒤집어쓰는 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수도권에서 오총제가 시행되는 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과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만 홍보했을 뿐 주민과의 협의도 부족했고, 공감대도 만들지 못했다.
지난 2009년 환경부와 경기도, 기초자치단체 간 오총제를 도입하겠다고 협의했다. 당시 용인시는 도시기본계획상 예정된 개발계획과 하수처리시설 신·증설시 국비지원 등을 조건으로 오총제 도입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위천 수계는 대부분 성장관리권역으로 2020년까지 계획적인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하지만 오총제 도입으로 인해 총량을 할당받지 못한 사업은 추진할 수 없다.
용인에서는 최근 남사면·이동면 주민들이 '진위천 수계 수질오염총량제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환경부·경기도·용인시가 협의해 도입하기로 한 진위천 오총제는 시민의 재산권을 박탈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용인시 남사면과 이동면은 상수원보호구역이 포함된 지역으로 수질이 양호함에도 수질 개선이 목적인 오총제 도입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지역 경제인들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해당 지역 주민에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정부와 지자체의 이러한 정책 결정이 주민과의 공청회도 없이 지자체 관계공무원과 일부 관계자만으로 설명회를 마쳤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용인시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토론회나 간담회,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 정책의 의도가 옳고 선하다고 하더라도 그 정책의 결과가 주민과 지역에 미칠 영향은 엄청날 수 있다. 그것이 꼭 방폐장이나 장사시설 같은 기피시설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이번 오총제 시행으로 고통받게 될 주민들은 용인시에 살면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계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각종 인프라 조성에서 소외된 주민들이 또다시 피해를 보게 됐다.
경기도는 해당 지자체의 건의사항을 적극 받아들이고 국비 등 정부의 재정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용인시는 오총제 계획에 따른 불합리한 사항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정부와 경기도에 요구할 사항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안해야 한다.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루 살펴야 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거기에다 다양한 이해가 얽혀 있는 사안이라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당사자들과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오총제를 둘러싼 모든 오해와 갈등, 성난 목소리는 행정편의적이고 불투명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생겨났다. 정부나 경기도 기초자치단체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조성욱 경기도의회 의원 / 2011. 9. 15. 경인일보
20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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