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6
왜 보건교육인가?
왜 보건교육인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막가파식 정치 행위 결과를 보면서 한국사회의 변화를 직시한다. ‘국가가 존재해야 내가 존재한다’에서 ‘내가 존재해야 국가가 존재한다’가 한국사회 변화의 요체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완력에서 지능으로, 소수특권에서 너와 내가 다를 바 없는 사회로 진화 중이다.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정책이 복지다. 복지는 개인의 안정을 통해 국가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하여 국가를 튼튼히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정책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인 고용을 창출하고 인구 감소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교육의 요체는 입시다. 때문에 주요 입시과목이 교육의 시작이자 전부였다. 모든 과목은 주요 입시과목을 위해 존재했고, 모든 선생님들은 그들을 위해 존재했다. 그러나 시대 변화와 더불어 주변에 불과했던 예술·체육과목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 과목으로 등장하고 있다. 보건교육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 변화에 따라 교육도 변화하는 것이다. 보건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본다.
첫째, 보건교육은 생명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전 한국인으로 세계인이셨던 분이 이종욱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이시다. 남태평양에서 업무를 보시던 중 뇌출혈로 돌아가셨는데 후일 병원에만 일찍 호송하였다면, 주위에 기초적 보건교육만 받았던 사람이 있었다면 소생할 수 있었다는 통탄의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생명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는가?
둘째, 학생이 미래다. 2010년 현재 경기도 유치원 초·중·고 학생 수는 194만112명으로 200만명에 가깝다. 0~19세 인구는 300만에 달한다. 뉴질랜드 총인구에 버금가는 숫자다. 이 거대집단에 대한 보건교육은 기초적인 의료인의 생산으로 나를 비롯해 주위에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건강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이 생기면 학생 입장에서 더욱 열심히 공부한다. 외국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한국 학생은 이틀 밤 이상을 새우며 공부할 수 없으나, 외국 학생은 일주일 밤낮을 공부해도 끄덕 없다. 왜 그럴까?
셋째,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보건교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14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중국의 명의 화타가 어느 날 길을 가다 행인을 만난다. 행인은 화타의 의술을 침이 마르게 칭찬하자, 화타께서 하시는 말씀 “저는 치료를 잘 하지만, 저의 형님은 예방에 뛰어나십니다.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 퇴치를 위한 78억 달러의 예산 투자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 지나친 입시과열 경쟁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자살, 음주, 흡연, 약물오남용은 이미 위험 이상 수준에 도달했으며 폭력, 성관련 범죄 등 사회범죄 행위도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나마 치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회병리 현상에 대한 예방교육, 상담, 치유교육을 누가 시키겠는가?
넷째, 보건교육은 전문교사에게 맡겨야 한다. 신종플루 발생 이후 질병의 30% 이상이 학교 현장에서 사라진 원인으로 학생들이 손을 잘 씻었다는 분석이다. 손을 씻으라는 교육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왜 손을 닦아야 하는지, 손을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는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교육을 해야 한다. 영어를 영어선생이 교육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교보건법’ 등 학생 보건과 관련된 법에 의거, 보건 교사의 중요성과 전문성에 대한 의식 변화와 인식이 요구된다. 누구나 보건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학교 현장에서 2천명의 학생을 한 명의 보건교사가 담당한다. 보건교육이 있음에도 보건 수업이 없는 학교도 있다. 전문 교사임에도 현장에서는 주변 교사로 홀대를 받고 있다. 보건교실이 없는 것은 차치하고 예산을 핑계로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도 40%에 달한다. 공부만 잘 하면 인생 대박에서 ‘선 건강, 후 공부’로 변하고 있다. 건강하고 튼튼한 체력은 삶을 영위하는 활력소이다. 건강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면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노동의 질과 노동의 생산성이 향상된다. 고용이 창출되고 자녀를 생산하게 되는 단초인 것이다. 나로 시작된 인생의 풍요로움이 국가를 튼튼하게 만든다. 내가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하고 나라가 행복하다. ‘왜 보건교육인가?’에 대한 대답이다.
박세혁/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 2011. 9. 15. 중부일보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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