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 중심의 에너지 정책

등록일 : 2010-01-25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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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중심의 에너지 정책 

쿠바 사례에서 배우는 '희망 모델'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98448

[경인일보=]1980년대 중반 이후 사회주의 국제무역체계의 붕괴는 종속적 발전국가인 쿠바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왔다. 특히 소련의 붕괴로 인해 1993년 초 가동예정이던 원전 프로젝트도 중단되었다. 당시 쿠바의 전기보급률은 96%에 이르렀지만 대부분을 수입석유에 의존했기 때문에 경제위기는 결국 전력부족사태를 가져왔다. 쿠바정부가 누전점검, 절전형 전구교체, 가로등 제한적 사용 등 미세한 부분까지 에너지 절약을 지도했음에도 불구하고 1994년에는 연간 344일이나 매일 정전이 계속되었다.

이런 위기 상황은 쿠바가 선택의 여지없이 기존의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너지 위기 속에서 쿠바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연과 사람이 중심이 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구상(community-based energy initiative)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즉 수입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바이오매스(biomass: 재생가능한 생물체자원), 수력, 태양열, 풍력 등 자연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쿠바가 최대의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한 것은 바이오매스로 사탕수수가 그 중심이었다. 150여개의 제당공장을 이용한 화력발전으로 국내에너지 수요량의 30%(석유환산량 400만t) 정도를 공급하게 되었고 정련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메탄가스로 전환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시설 자체의 연료원으로 공급하고 있다.

수력발전은 소형수력발전소 건설 위주의 정책을 펴 220기를 넘는 소규모 수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새로 250여기를 건설 중이다. 한편 9천대 이상의 풍차가 양수용으로 가동 중이며 1㎾ 이하의 소규모 풍력발전소도 다수 있다.

자연에너지 중 가장 주목받으며 보급되는 것은 단연 태양에너지이다. 국토 전체로 보아 쿠바에서 태양에너지는 연간 200억t의 석유에 필적하는 에너지원이다. 태양열시스템은 진료소, 병원, 학교, 사회교류센터 등 2천400개 이상이 설치되어 있다.

쿠바의 경제위기는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고 이어서 극심한 식량위기를 초래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쿠바인들은 도시농업과 토지분배, 식생활과 생산방식의 변화를 꾀하면서 오히려 에너지 위기 이전보다 식량의 질을 향상시키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쿠바는 에너지 위기를 농업혁명, 교육과 보건, 교통과 주거부문에서의 개혁으로 이어지는 재탄생의 기회로 삼았다.

쿠바의 에너지 혁명은 단지 국가 주도형 하향식 에너지 정책의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주민과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형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민의 참여 없이는 이 정책이 성공할 수 없었다. 쿠바의 사례가 에너지 위기에 대한 완벽한 해답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빈곤의 위기에 처한 북한은 물론이고 인구감소가 지속되는 우리 농어촌을 중심으로 참고할 가치가 있는 사례다. 에너지 의존형 산업구조와 생활구조를 가진 우리 사회는 이제 에너지 절약과 대체라는 차원에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혁명의 필요성 즉, 자연과 사람 중심의 주민참여형 에너지 생산 및 사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