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公人)과 공인(空人) 사이

등록일 : 2009-09-11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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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公人)과 공인(空人)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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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선씨에 대해서, ㈜에이미트는 지난 광우병 사태의 공인으로서 책임을 묻는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법적으로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우 김민선씨 본인의 개인 홈피에 올린 글이 문제라는 것이다.
연예인은 자신이 가진 재주로 경제활동을 하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직업 노동자이다. 그럼에도, 1년이 넘게 지난 광우병 파동에 대한 마녀사냥의 일환으로 공인 운운하는 것은 별로 상식적이지 않다.
다른 한편에선, 경기도에서 공공의 책임과 의무를 지닌 공직자들이 ‘도덕적·윤리적 자해’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에서 도민을 대의하겠다고 나선 의원들이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도덕적·윤리적 추문을 계속해서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의 의회 교류를 위해 미국 방문에 나선 경기도의원은 나체 동상인 ‘나이키(NIKE) 동상’의 성기를 만지는 추태에 이어, 올해 어버이날 기념식에서는 술에 취해 공직자를 폭행하기도 하였다.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기간에는 시민들이 만들어 놓은 추모식장을 광명시장이 강제철거 하며,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망언을 내뱉기도 하였다.
경기도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심사하던 도의원은 대낮부터 술을 먹고 등원하여 횡설수설을 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지난달 21일에는 연천지역 경기도의원이 술에 취해 여성 자영업자에게 성적 추태와 폭행을 했다.
연예인에게는 개인 홈피에 올린 사적 글을 빌미로 정치권과 재계에서 ‘공익’을 해(害)하였다고 주장한다면, 온갖 추태와 추문으로 ‘공(空)익’만을 추구하는 경기도 선출 정치인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경기도내에서 도민의 대표로 선출된 공직자들은 공인(空人)인지 공인(公人)인지 알 수 없는 행동들을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그칠 줄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일이 현재 의회와 자치단체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 정당에서 모두 발생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해당 정당은 사건 발생 시, 당사자를 탈당시켜 마치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분위기만 만들었다. 또한,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동료 의원들에 대한 의리(?)로 국제적 국가 망신을 시키고, 술에 취해 공직자를 폭행한 당사자를 ‘공개사과’라는 솜방망이로 지켜주는 것이 경기도의회의 현실이다.
선출 공직자의 추태와 추문이 월례행사가 된 것이 연봉 7천만원짜리 경기도 지방자치의 모습이다.
더 이상 도민들이 향후 만족할 만한 조치가 기대되지 않는 지금 경기도의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 늦었지만, 도민이 직접 선출해준 공직자의 역할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사전적 조치로 ‘선출직 공직자 윤리 의무 교육’을 조례로 규정하여 강제로라도 진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방의회의 윤리적·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더 낮은 자세로 도민을 섬길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좀 더 나아가, 좀 더 성인지적 관점에서 예산 배정하는 것부터 여성의 권리 보장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성 평등’, ‘소수자 평등’ 교육도 함께 진행할 것을 제언해 본다.

송영주/경기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