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고시

등록일 : 2009-02-02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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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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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고시’라고 하면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을 일컫는다. 고시는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고, 수 년 동안 준비하여야 하는데다 우수한 수재들이 몰려서 좀처럼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이다. 취업대란과 함께 7급과 9급 공무원 시험도 언제부터인가 수백대일의 경쟁률이 되면서 수년 전부터 ‘공시(?)’라고 불리워지고 있으며, 좀 괜찮은 직장의 입사시험은 취업고시가 되고 말았다.
얼마 전 한 경기도 공공재단의 신입사원 채용시험에 면접을 봐준 적이 있다. 연봉이 높고 안정적인 직장이라서 그런지 경쟁률이 130대 1이나 됐고, 면접 경쟁률도 5대 1에 달했다.
요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기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때인지라 면접위원이라는 자리가 꽤나 부담스러웠다. 취업을 위해 필사적으로 도전해 온 젊은이들의 간절한 희망을 꺾는다는 게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었다.
지원자들은 대부분 쟁쟁한 실력자들이었다. 소위 명문대 출신과 토익점수가 990점 만점에 문제 하나밖에 틀리지 않은 985점 짜리를 비롯해 고득점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면접에서는 필기시험 성적이나 토익점수, 출신대학 등과 같은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가치관과 사고방식, 친화력, 신뢰성, 창의성 등과 같은 인성적인 면을 더 중시했다. 무엇보다 인상이 좋아야 한다. 말도 조리 있게 잘해야 한다.
면접관으로써 취직시험이 마치 모 방송사의 인기 프로인 고교생 퀴즈대회에서 골든벨 울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계속되는 청년실업의 장기화는 사회불안 요인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사회 경제적인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의 가속으로 청년들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는데 청년백수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 경제회생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이때 권력투쟁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실력 있는 젊은이들이 갈 곳 없어 낭인으로 방치되어서는 나라의 장래가 어둡다.
취업고시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에서 탈락해 크게 실망했을 인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