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0
<중부일보> 돈잘버는 차남에게
돈 잘 버는 차남에게
아들 셋을 둔 아버지가 4부자(父子) 회의를 열었다. “둘째야, 너는 형이나 아우보다 돈을 잘 버니 미안하겠구나. 다음 달부터 사장님께 70%만 받겠다고 해라. 그래야 아들 셋을 둔 아버지 마음이 편안할 것 아니겠니.”
경기도는 힘들다. 세 아들 중 하나인 경기도가 아버지의 도움을 조금만 받으면 승진을 하고 호봉이 올라 월급을 조금 더 받을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엄격한 유교집안도 아니고 불교신자도 아닌 아버지는 자꾸만 월급이 적은 큰아들과 막내에게만 잔정이 간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비슷하게 의회 개원 52주년을 맞았다. 경기도 의회는 매년 개최해온 의회 개원행사를 작게 치렀다. 하지만 목소리는 컸다. 개원행사에서 나온 소리는 수도권 규제해소, 지방자치 진흥, 경기도의 역할 등이다.
규제해소를 요구하는 접도(接道)구역이라는 새로운 지표가 나왔다. 여주와 원주, 안성과 천안, 이천과 청주를 비교하는 자료인데 보는 순간 크게 놀랐다. 규제의 현주소를 보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의 논리는 이렇다. 경기도가 잘산다고 한다. 전국이 고르게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평균이 53.6%인데 경기도내 동두천시 24.2%, 가평군 23.9, 양평군 18.8%이다.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 이들 시군이 흑자재정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것은 도와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세원이 적다는 것이고,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이나 공장, 건축물이 적다는 사실이다.
규제는 또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법으로 정한 의정비를 위아래로 눌러서 대한민국 지방자치를, 특히 경기도와 경기도 의회를 하향평준화하고 있다. 지방의원들도 도민의 대표라는 자부심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의정비를 깎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지방자치 말살을 걱정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는 지방의 자율성을 존중할 때 가치가 있다.
16개인 광역자치단체를 없애고 230여개 시군구를 60~70개로 줄인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동안 힘겹게 이어온 지방자치를 송두리째 말살하는 큰 잘못이 벌어지고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21세기 리더십은 자율과 참여다. 그래서 지방자치가 중요하다. 헝그리 선수를 감독이 강권하는 하드트레이닝 시대가 아니라 첨단 과학 스포츠가 대세인 것이다.
4父子는 하루빨리 어머니까지 참여하는 가족회의를 다시 열어 지난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 선수가 따낸 금메달 13개의 뿌리를 찬찬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진종설 / 경기도의회의장
2008-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