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15
다시한번 '敎育入國'을 위하여
2007. 11. 14(수) - 도민일보 기고문 -
‘교육입국(敎育立國)’이라는 말을 저는 좋아합니다. 여러분 모두 아시듯이 교육을 통해서 나라를 튼튼하게 세운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께서 우리 교육이 매우 불만스러운 것 같습니다. 학원의 홍수, 대안학교, 홈스쿨 그리고 기러기 아빠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대한민국에 교육 Exodus를 초래하고 많은 현상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어느 행사장에서 만난 B시의 모 중학교 교장께서 “A시는 좋은 학원이 많아 학력수준이 높은데, B시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본 의원에게 무심코 하시던 말에 저는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공교육의 최일선에서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고 계신 분이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였나 봅니다.
정규교사들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 교원자격시험에 통과할 때까지 죽어라 공부하지만 일단 교사가 되어 학교에 자리를 잡으면 평생이 보장되기에 학생지도와 교과연구에 소홀한 반면, 학원 강사들은 무한경쟁 속에서 보다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연구하고, 아이들을 지도하고, 학부모들과 상담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무한생존경쟁 속에 있는 사람과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의 자세의 차이가 오늘날 한국의 공교육과 사교육의 차이를 가져왔다는 분석입니다. “학교는 친구 만나러 가고,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는 냉소적인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금년 봄 독일로 국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독일에서는 아이들이 목표학력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이들을 가르친 교사가 책임을 지고, 모든 아이들이 목표수준에 도달하도록 교사가 끝까지 학생을 지도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교원평가제를 기를 쓰고 반대하는 한국의 현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평가와 심판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사교육의 공급자는 끊임없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평가와 심판을 받는데, 공교육의 공급자는 평가받기를 거부하고, 교육수요자 위에 군림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교육위원으로서 본 의원은 다목적회관, 체육관, 급식실 신증축 등 학교시설 개선에만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시설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싶습니다. 차라리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올라갈 때마다 학교 선생님들께 더 많은 보너스와 더 많은 국내외 연수기회를 주는 등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조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학교는 친구 만나러 가고, 공부는 학원가서 한다”는 말이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