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과 국가균형발전

등록일 : 2007-10-12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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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10. 10(수)  - 경기일보 기고문 -

지난 2일 남북 정상이 7년 만에 만나는 장면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환영과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급변하게 변하는 세계정세에 꽉 막혀있던 북한의 개방은 필연의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도 남한의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모습은 우리 한반도 온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었으며, 50여년 전 국민들의 분열과 분단을 막아보기 위해 38선을 넘었던 민족의 거목 백범 김구 선생을 새삼 떠오르게 한다.

서해 NLL 공동어로수역을 비롯한, 새로운 해주 경제특구와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 조성,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고속도로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 백두산관광 실현, 베이징 올림픽 공동 응원, 이산가족 영상편지 교환 등 구체적 합의와 포괄적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그리고 상호경제발전 등도 중요하지만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국민들의 편향을 얻었던 무조건 퍼주기식의 여론이 연결 지어지는 형태는 정말 곤란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 민족 공존을 위해 도와줌은 누구 하나라도 반대하질 않을 것이다. 우리의 애정 어린 마음도 중요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국민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가장 기본적인 염원인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어민문제는 전혀 언급이 되질 않았다는 점은 차후 여론의 불씨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현 정부의 임기를 몇개월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가지 합의 도출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돌아가는 짐이 될 수 있다.

아무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크게 기대해보지만 북한의 경제 특구를 만들고 도로를 개·보수해주고 안변과 남포 등지에 조선소 건립을 협조해주는 합의는 현재 남한 경제인들의 가슴앓이가 되고 있는 제2단계 국가균형 발전대책과 비교할 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남북 정상 선언이 발표되던 날 수도권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국가 균형발전이 비합리적이고 국력의 낭비와 퇴보라고 여기며 반대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갈수록 격화돼 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남북 모두의 경제도 중요하지만 국가 경쟁력 강화와 기업 활성화정책 없이는 누가 개성공단과 해주공단 등지에 자금을 투자하고 기업을 운영한단 말인가?
국가경쟁력 저하로 국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 잘못된 균형발전대책은 심화되고 있는 지역간 갈등과 국력의 낭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사회통합력 제고를 위한 제2단계 국가 균형발전종합대책은 남북경제 협력을 위해서라도 재고돼야 함이 마땅하다.
비합리적인 지표선정 및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지역 분류 등은 국내 기업경쟁력을 저하시킴은 물론 앞으로 통일의 시대를 대비해서도 역행하는 행정일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활발한 경쟁력 없이 어떻게 북한의 경쟁력까지 도와줄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제2단계 국가 균형발전정책 입안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과 기업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한 건 지방자치시대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며 독선적인 정책임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남북정상회담이 우리 민족의 대사업임을 인정하지만 내실을 단단히 다져 슬기롭게 평화와 통일의 문을 두드리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며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때처럼 퍼주기 논란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차분하고 실속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정말 우리 민족의 공동번영을 위해서라면 지금 남녘 국민들의 한숨 소리가 사라지고 국내 기업들이 심한 규제에서 벗어나게 함은 물론 글로벌경쟁에서 국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올바른 국가 균형발전계획을 새롭게 편성, 용기를 복돋워 주는 게 미래 지향적 통일의 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