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며... - 경기일보

등록일 : 2003-12-30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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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미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는 한해의 알찬 마무리가 분주하다. 봉사단체들은 불우 이웃을 돕기위해 일일 찻집을 열고 김장을 담그기도 하고, 많은 사회단체들은 한해를 결산하는 총회를 연다.

일반 대중들도 바쁜 일정을 쪼개 마지막 동창회나 모임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도 의원인 본인도 각종 봉사활동이나 모임을 쫓아 다니다 보니 한해를 차분히 마무리할 상념(想念)의 시간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웬지 1천만 도민과 36만 평택시민을 위해 ‘나는 과연 무엇을 했나’하는 자문을 하지 않을 수없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한해를 결산하는 행정감사를 마쳤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2004년도를 설계한 사업계획을 담은 예산심의도 끝냈다. 또 생활권인 평택지역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나름대로 발길 닿는대로 둘러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같은 일련의 활동들이 과연 진정 도민을 위하고 내 이웃을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서 한 것인지는 확언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 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지방의원을 필요로 하는 도민이나 지역주민들 곁에 항상 자리를 지켰느냐 하는 물음에 ‘예’하고 대답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정치인은 ×라는 말에도 자못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도 상한다.

그러나 굳이 항변을 한다면 의정활동 현장이 현실과 꼭 맞지 않는다는 것을 도민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방의원들의 대우와 역할은 부지사급이지만 정작 그런 대우는 어불성설이다. 도민들을 위해 자료하나 요구해도 며칠씩 걸리기 일쑤고 지역을 위해 예산을 요구해도 해를 넘기기가 다반사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것은 그나마 경기도의회의 희망이라 생각한다.

동료 의원중 한 분의 이야기를 한다면 그는 노인복지나 장애인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전문가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연구하고 공부해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과 대안 제시는 물론이고 예산까지 확보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동료는 보육에, 어떤 의원은 여성 복지에, 어떤 의원은 청소년 복지에, 어떤 의원은 체육이나 문화재문화에서 각기 나름대로 도민들의 삶을 구석구석 살피고자 열정을 쏟았다. 본인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인지 비록 2003년을 아쉬움속에 보내지만 그에 못지않게 2004년 갑신년을 맞을 각오도 남다르다.

지방의원으로서 명분과 실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민과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항상 같이할 수있는 공복(公僕)으로서의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내년 이맘때 쯤이면 아쉬움보다는 작지만 도민들과 함께 만족감을 가질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