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대책으론 학교폭력 없앨 수 없다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4-01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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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사회의 화두는 단연 학교폭력이다.
사실 일진회의 실체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외면했을 뿐이다. 적어도 학생사이에서는 다 알려진 현실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대화의 문을 닫고 학교 선생님들이 덮어버린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하다가 용기있는 현직교사의 적나라한 일진회 실체 공개와 각종 언론에서 일진회의 충격적인 일탈들을 보도를 보면서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짓는 정부와 우리 사회의 경악은 위선에 가깝다.
우리 사회의 뒤늦은 호들갑과 과잉대응에 그동안 학교폭력에 희생된 학생들이나 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목숨을 끊은 아이들이 몇 명이고, 가출과 전학ㆍ유학 등 도망친 아이들이 몇 명인데, 그동안은 몰라서 지금 이 난리법석인가 하고 말이다.
뒤늦었지만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교육당국과 경찰이 적극 나서고 있다.
경찰은 학교 폭력 자진 신고와 피해 신고기간에 실태를 파악한 뒤 중·고교 폭력조직인 일진회 조직 탈퇴와 해체를 유도하고 5월부터는 집중단속을 통해 강제해체에 나선다고 한다. 그리고 교육당국은 1년에 5%씩, 앞으로 5년 내에 학교폭력을 25% 줄이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그럴싸한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과 관련한 별다른 진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은 경찰의 물리적인 힘이나 법을 통한 강압적인 조치만으로는 결코 근절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에도 그린포스트 카드제, 개별 선도상담을 벌였으나 오늘의 일진회 폭력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단기적인 공격적인 대응과 함께 학교폭력에 책임있는 사회구조를 교정하는 일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우선은 피해학생이 신고가 아닌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담처와 보호조치를 함께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단순 가해학생들까지 무작정 사회로부터 버림받게 하는 건수 올리기 식의 공격적인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보다는 진지하게 동료에 대한 배료와 인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학습장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교단이 교육철학을 일신하고 학생의 인권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학교와 교사가 문제해결의 중심에 서고 지역 법률가, 상담가들을 학교로 끌어들이고 지역사회와 통합적인 공동 네트워크를 만들어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처럼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교과과정에 넣어야 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예방교육을 시키고 학교 안에서 가해·피해 학생집단의 아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이를 위한 상담교사 확충 등 교육재정을 확대하는 대책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이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실적이 없으니까 학교폭력 신고실적이 우수한 학교와 학교장, 교사에게 표창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며 교사들에게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고자질하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대책으로는 학교폭력을 잠시 멈추게 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고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을 정부당국은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