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정치참여 늘려야 - 중부일보

등록일 : 2004-03-1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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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여성의 정치참여가 가장 저조한 나라 중에 하나이다. 선진국은 의원의 20∼30%가 여성이고,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40∼50%가 여성이다. 대통령, 총리, 장관으로서 활발히 정치활동을 펴 나가는데 유독 한국은 여성정치 참여가 5% 미만이다.
IPU의 최신 집계에 의하면 한국 여성 의원의 의석 점유율도 5.5%로 온두라스, 요르단과 함께 공동 103위에 그쳤다. 일본은 7.1%로 공동 95위였다.
그나마 지난 16대 총선에서 33명의 여성후보 중 5명, 비례대표 46명 중 11명이 당선돼 총 여성의원 16명(273명 중 5.7%)으로 한국 역사상 최다수의 여성의원이 국회에 진출한 셈이었다.
이러한 현실적 열악함과 함께 여성의 정치참여는 미래적 관점에서도 여전히 전망이 밝지는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여성정치참여의 저해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무엇보다도 큰 장애는 바로 가부장주의에 기초한 성차별인 사회문화 구조에 있다. 오랫동안 뿌리를 내려온 사회구조 및 의식구조가 쉽게 변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여성의 종속적 지위를 극복하려는 여성들의 도전의지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선거에 있어서 여성유권자들조차도 남성 후보자를 선호하고 여성 후보자에게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정당들의 인식 부족을 들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정당정치 구조 하에서는 정당의 공천이나 지원이 없으면 선거에서의 당선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대 여성공약을 내걸고 여성표 모으기에만 급급했지, 실제로 여성후보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려는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법적으로 볼 때도 1선거구 1인 선출의 소선거구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 불가, 기탁금제도 및 선거공영제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과도한 정치자금의 필요 등이 여성의 정계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하겠다.
그럼 우리나라가 앞으로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추구해야 할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우선 여성들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여성 자신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자세로 변화해 나가야 하며, 또한 유권자로서의 여성은 주체성을 갖고 여성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함으로써 힘을 결집시켜 나가야 한다.

둘째, 정당의 구조적 재조직과 정당 내부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여성비례대표 30% 할당제가 법제화되어 있으나, 이 수치는 실제로 당선가능성의 면에서 볼 때 무의미할 정도이며, 그나마도 강제규범이 아닌 탓으로 이를 어겼을 때의 규제조치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정당 스스로가 이 규정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적용대상을 비례대표를 넘어서 지역구 공천에도 적용해야 한다.

넷째, 정부는 여성 정치세력화의 문제를 국민 기본권의 동등한 보장이라는 헌법정신의 준수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정보화, 국제화, 세계화의 시대 그리고 남북통일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비하고, 평화-조화 지향적인 여성과 여성세계관의 공급이 절실하다는 차원에서 정책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섯째, 제도적 보완으로서, 정당차원에서의 공천할당제 외에, 선거제도에 있어서의 개혁이 필요하다.
각 정당들은 선거를 앞두고 여성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많은 안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안들이 구호로 그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실천이 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실천을 제대로 하는 정당에 점수를 더 주는 유권자들의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