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겠습니다.” - 노동자 작업중지권 실효성 제고 방안 -

의원명 : 안혜영 발언일 : 2022-03-23 회기 : 제358회 제2차 조회수 : 596
안혜영의원

존경하는 1,390만 경기도민 여러분! 장현국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오병권 도지사 권한대행님과 이재정 교육감님을 비롯한 공직자,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제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수원 출신 안혜영 의원입니다.

오늘 본 의원은 5분자유발언을 통해 산업재해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노동자 작업중지권이 적극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경기도가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월 29일 경기도에는 또 한 번의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양주시의 한 채석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단 3일 만의 일입니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5년간 경기도에서는 이천 물류창고와 쿠팡 화재, 평택항 대학생 사망사고 등을 포함해 총 1,152명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제조업이 밀집된 특성으로 인해 서울시 산업 사망자의 3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제20대 국회는 산재예방과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부개정하고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며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명시했습니다. 작업중지권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지만 노동자 작업중지권 행사의 기준과 절차, 작업중지 시 노동자의 책임 문제 그리고 공사중단 및 공기 지연으로 인한 손실부담 등에 대한 현실적 제약으로 실질적인 작업중지권 행사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과 같이 법과 처벌은 더욱 강화되고 있지만 현장의 대응방안이 뒤따르지 않는 반쪽짜리 정책은 사고는 계속되고 처벌만 늘어난다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작년 8월 국내의 한 건설사가 현장의 노동자가 직접 노동환경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즉각적인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이 기업의 국내외 84개의 건설현장에서는 노동자가 월평균 360여 건의 작업중지를 행사했고 그 가운데 98%가 30분 내에 즉각 안전조치를 행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위험조짐을 가장 빨리 감지할 수 있는 노동자가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위험요인을 찾아내 적극 공유하고 해결함으로써 작고 사소한 문제가 큰 재해로 번지지 않을 수 있도록 막았던 좋은 사례입니다.

ESG 경영이 투자와 평가의 기준이 되고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기업은 환경친화적 경영 못지않게 노동 존중 그리고 산업안전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갖춰야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과제입니다. 얼마 전 일본 후쿠시마의 7.3 대지진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급격히 변화하는 기후변화는 물론 환경 악화로 인해서 자연재해가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곳 본회의장 주변에서도 지금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대표도서관은 물론 크고 작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본 의원은 어제도 쇠파이프가 널려 있는 공사판을 지나 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압니다. 이해도 됩니다. 노동현장의 안타까운 현실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제2, 제3의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처럼 사고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대선이 끝난 지 이제 2주가 지났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중대재해처벌법을 둘러싼 재계와 노동계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완화냐, 확대냐 애매모호한 현행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모든 문제의 발생과 해결도 사람이 중심에 있듯이 기업과 노동자의 문제 경기도가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경기도는 국내 최대의 인구와 산업인프라를 갖춘 광역지자체로서 도내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ㆍ지도하고 직접 공사를 수행하는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동자의 산업안전 리스크를 제대로 통제하고 올바른 산업안전 문화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코로나로 힘든 1,390만 경기도민 여러분! 경기도가 함께합니다. 조금만 더 버티고 힘내 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