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불안정 노동자들은 기댈 곳이 없다.

의원명 : 신정현 발언일 : 2020-06-09 회기 : 제344회 제1차 조회수 : 582
신정현의원
먼저 발언에 앞서 오늘 스크린에 떴던 우리 서형열 의원님의 사진을 보면서 또 텅 비어있는 당신의 의석을 보면서 그리고 어젯밤 서형열 의원께서 오사카 한일영사관 앞에서 시위했던 영상을 보면서 당신의 빈자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꽃이 진 뒤에야 봄인 줄 알았던 것처럼 우리 곁에 이렇게 인간적인, 정의로운 정치인이 있었다라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또 아쉬움을 표합니다.

삼가 조의를 표하며 오늘의 발언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송한준 의장님 그리고 이재명 지사님, 이재정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언론ㆍ방송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기획재정위원회 고양 출신 신정현 의원입니다.

최근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임시계약직 노인장 이른바 “임계장” 경비노동자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이와 같이 유서를 남겼습니다. “저같이 억울하게 당하다가 죽는 사람이 없도록, 경비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이러한 일들은 지금도 우리의 주변에서 일상처럼 일어납니다.

지난해 8월 저는 한 경비노동자가 부당하게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는 민원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올해로 칠십 살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50대 경비원들과 비교해 움직임의 속도가 빠를 수 없지요. 아직 5개월이라는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실업급여라도 받으려면 지금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여기에서 잘못 찍히면 다른 용역업체에 가도 일자리를 추천받을 수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협박도 들었습니다. 결국 해고통보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2018년 본 의원은 29개의 아파트 단지를 다니며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인데요.

(영상자료를 보며)

경비노동자들의 초소 안에는 에어컨을 설치한 곳이 10개 중 약 3개 단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38℃를 웃도는 더위를 피해 초소 경비노동자들은 계단에 앉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야간에는 잠을 잘 수 없어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머리가 삐져나오는 좁은 공간에서 새우잠을 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영상자료를 보며)

또 하나의 사진을 보여드리면 공동주택 내에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입니다. 지하실 안 작은 방, 하수구 냄새와 분진이 가득한 공간이 휴게소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는 사람이면 식사조차 할 수 없을 거라고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 불평을 하다간 한 달짜리 단기계약이라 찍힐까 봐 말할 수도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여기에서 일하는 모든 청소노동자들은 한 달짜리 단기계약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본 의원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서 보여준 경기도의 행정력이라면 비정규직 고령노동자들이 처한 부조리하고 부당한 노동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꿔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노동자의 권익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구조인 당사자협의체, 다시 말하면 노동조합을 조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그 안에서 고령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력관리와 교육훈련, 권리구제와 복지증진과 같은 일들을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스스로의 노동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한 달, 석 달짜리 초단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이와 같은 자발적 연대는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 의원은 용역업체와 계약 시 최소 1년 이상의 계약을 기준으로 하여 이를 준행할 경우, 용역업체가 변경될 경우에도 고용승계를 할 경우 모범상생관리단지로 선정하여 가산점을 부여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공동주택에 대한 보조금 또는 공모사업에 예산지원과 같은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더 많은 상상력으로 발휘해 보았습니다. 우리 지사님께 제안을 드리자면 경기도가 새로운 형태의 공공적 인력파견업체를 만드는 것 어떨까요? 어떤 형태로든 비정규직 노동이 있을 수밖에 없고 노무부담에 의해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의 직접고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경기도가 직접 공공적 인력파견업체를 설립하여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노동자들은 주체성을 확보하고 최소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통한 안정적 고용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며 수수료를 임금으로 받음으로 인해서 인건비 상승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는 직접고용에 의한 노무부담을 줄이고 공공적 인력파견업체를 통한 교육훈련으로 노동의 질을 향상시킬 걸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꿈같은 얘기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재명 지사님께서 배달의 민족 수수료 인상 발표 소식에 즉각 공공적 배달앱 개발을 발표하니 즉각적인 수수료 인상은 없던 일로 사라지는 일들을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경기형 비정규 노동플랫폼 구축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의원은 오는 7월에 맞춰 경기도 고령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보호 및 고용안정 조례안 입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사람이 도저히 일할 수 없는 극악한 노동환경에서 치열하게 일하다 굽은 팔을 얻게 되었던 소년 노동자 이재명 지사님께 요청합니다. 이제 노년의 노동자들이 이 굽은 팔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발언제한시간 초과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지사님의 정치의 시작이 부당하고 불안정한 노동자의 삶에서 시작되었던 것처럼 경기도의 고령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보호와 고용안정을 위해 경기도의회와 힘을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