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청년정책 추진에 공론화 과정 필요

의원명 : 김은주 발언일 : 2018-11-08 회기 : 제332회 제3차 조회수 : 710
김은주의원
존경하는 1,340만 경기도민 여러분! 안혜영 의장님과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이재명 지사님과 이재정 교육감님을 비롯한 공직자와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보건복지위원회 김은주 의원입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두 가지를 명령받았습니다. 첫째 기득권이 이끄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깨달으라는 것이고, 둘째 소수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고르게 잘사는 나라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명령은 지난 6ㆍ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엄중히 새길 경기도민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16년 만에 경기도 권력교체를 통한 지방적폐 청산과 다함께 잘사는 민생경제를 경기도에서도 확실하게 수행하라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이재명 지사님께서도 이 점을 잘 아시고 도정에 임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중 사회서비스원 선도사업에 참여하는 등 경기도의 적극적인 자세는 매우 긍정적이며 본 의원도 적극적으로 돕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최근 도지사께서 추진하고 계시는 주요 공약사업에 대해 몇 가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지사님의 청년에 대한 애정으로 경기도의 청년정책 담당과가 설치되고 다양한 청년정책들이 추진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 조례 통과된 청년배당 사업은 그 중요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청년들과 기초단체들과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바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다시 공약이라는 이유로 조례도 없이, 어떠한 공론화도 검증도 없이 추진되는 청년정책이 있습니다. 바로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입니다. 2019년 예산에 147억이 포함되었고 매년 지속적으로 150억 정도가 드는 정책입니다.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은 만 18세가 되는 경기도 모든 청년에게 첫 국민연금 9만 원을 도비로 1회 지원하는 대표 공약사업입니다. 이후 개인적으로 계속 납입하거나 나중에 취업하여 소득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약 3,000만 원 정도를 납부하면 65세 이후 국민연금 수령액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정책의 문제점은 경기도민을 위한 혜택이 경기도 예산이 아닌 국민연금 기금에서 지불된다는 것입니다. 대규모 가입과 대규모 납부 예외신청은 국가 사회보험 체계를 흔들리게 할 수 있습니다. 지난 국감에서 보건복지부장관님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신 적 있습니다. 사실 이 정책에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소득이 없어도 매달 9만 원을 꾸준히 내줄 수 있는 여유 있는 가정의 청년이거나 나중에 취업하여 약 3,000만 원 정도의 여윳돈을 마련해 추납할 수 있는 계층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장 한 달 벌어 한 달을 버텨내야 하는 어려운 청년들에게 65세 이후 노년의 일은 먼 일이기만 합니다. 결국 모든 특혜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에게 돌아갑니다. 지금도 청년들은 소득양극화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에 고통스럽습니다. 이 정책으로 노후소득에서까지 소득양극화가 더욱 가중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다함께 잘사는 나라, 포용국가의 가치에 반하는 정책입니다. 또한 생애 최초 국민연금은 매년 경기도 예산 150억을 40년 뒤에야 찾을 수 있는 기금에 묶어두게 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전혀 다른 방향입니다.

국민과 도민들께 계몽주의적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오만과 독선입니다. 청년들이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년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판단과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경기도의 주인은 도민이며 그들은 현명한 청년들입니다. 그보다 청년들이 정말 원하는 정책으로 소득양극화를 개선하며 다함께 잘사는 민생경제를 위해 일자리ㆍ소득 창출 방안에 좀 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재명 지사님께서 바로잡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사님께서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 주시길 요청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