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 강영우 박사

등록일 : 2009-02-19 작성자 : 김래언 조회수 :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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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 강영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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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교민 부자가 대를 이어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관리가 된 것이 화제가 됐다. 아버지 강영우 박사는 시각장애인으로서 부시 대통령의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냈고 그의 아들 강진영 변호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법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것이다.

내가 강 박사를 알게 된 것은 같은 대학 1학년 때였다. 학과는 달라도 교양과목을 합반해서 배우기 때문에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할 때가 많았다. 동급생들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는 전혀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이었다. 가끔 옆자리에서 강의를 듣곤 했는데 그는 강의를 들으면서 점자를 찍었다. 정상인이 필기하는 속도보다 더 빨라서 신기하기도 했지만 과연 공부를 제대로 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나는 개인 사정으로 그 대학을 중퇴하고 30여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그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TV 화면에 갑자기 그가 나타났다. 2001년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라는 고관이 되어 금의환향한 것이다. 내 옆자리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점자를 찍던 바로 그였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 피츠버그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교수가 되고 미국저명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랐으며 고위 관리까지 된 것이었다.

자식 농사도 잘 지어 큰 아들 강진선 박사는 하바드 의대를 나와 조지타운대 의대 교수가 됐으며, 이번에 백악관에 들어간 작은 아들은 시카고대학을 거쳐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더니 이번에 32세의 약관으로 아버지 대를 이어 백악관 관리가 된 것이다.

같은 학번 동기들 중에 대단한 석학이 된 이도 있고 나름대로 출세한 이도 있으나 강 박사의 성공은 아주 드라마틱한 경우다.
큰 아들 강 박사는 그의 저서 ‘아버지가 어둠속에서 들려준 이야기’에서 “아버지는 앞을 볼 수 없어도 미래의 비전을 갖고 계시다. 그런 아버지를 두어서 감사한다”고 적고 있다.
강영우 박사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표(師表)가 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앞이 안 보이는 경제위기 속에서 말이다.


전진규 경기도의회 경제투자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