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6
공천 후유증!
2008. 3. 31(월) - 중부일보 칼럼 -
제18대 국회의원 총선이 후보자 등록을 끝내고 선거운동에 돌입했지만, 각 당에서는 공천 후유증으로 종잡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원이 뭐기에 죽음을 각오한 듯 사생결단 낼 것처럼 죽을 둥 살 둥 안타깝기까지 하다. 눈물로 호소하는 후보자, 큰소리치며 싸움판같이 떠들어대는 후보자, 충성을 맹세한 사람까지 신문지상을 보면 가관이 아니다.
이번 공천은 생각 외로 다선 국회의원으로 이름 석 자만 대도 알만한 분들이 추풍령 낙엽처럼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지역구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중앙당의 힘을 빌려 자신감을 내세우는 곳도 있다.
공천 심사기준을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자 등으로 해 놓고도 그 기준은 온 데 간 데 없이 두루 뭉실 공천을 받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각 당에서 야단법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어느 곳에서라도 기준은 정확히 지켜져야 한다. 기준이 없다면 누군들 그들을 따르겠는가 말이다.
수십 평생을 살아가다보면 본의 아니게 이런 일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다지만 부정부패에 걸려 있는 사람들만큼은 문제를 그대로 덮어두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상에서 벌금 등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삶의 한 부분으로서 관용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고향은 아니더라도 수년에서 수십 년 살아오면서 지역을 자세히 알고 누구보다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 왔으며 시민의 아픔이 무엇인지 가려낼 수 있는 지도자라야 4년이라는 임기 중에 그래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연고도 없는 사람을 공천하여 내리꽂으면 다 된다는 식의 몰지각한 공천은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공천은 공천다워야 하며 공천 신청자 역시 양심이 살아 숨 쉬는 능력의 소유자가 자신을 더 먼저 이해하며 알아서 판단하여 신청지역구를 판단하고 신청해야 옳은 것이라고 본다.
지난번 대선 때는 광역은 물론 지방 의원들에게 선거의 승리를 위하여 물불 가리지 않을 정도로 뛰어달라고 하고, 대다수 도의원이나 시의원들이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했는데도, 아니 당협위원장들은 노심초사 더더욱 열과 성을 다했는데도 이번 공천에서는 물갈이 폭이 너무 심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직을 한 경기도의원 9명 중 단 한 명만이 공천되는 수모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물론 앞뒤를 가리지 않고 사퇴를 한 것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이 있다. 권불 10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사 권력을 쥐면 모든 것이 자기 것 같지만 어느덧 해는 서산에 지고 힘이 기우는 줄 모르는 패거리 정치인들이 아직도 많은 듯하여 가슴이 답답하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정상은 절대로 영원하지 않는 법! 그러나 국민은 영원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떠날 때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권력에서 무너지듯 비참히 떠밀려서 내려서지 말고 스스로 바람같이 물같이 소리 없이 권좌에서 내려오는 지혜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말없이 여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도 인생의 마지막 행복이 아니겠는가?
20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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