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단식중인 동료의원을 보면서 - 경기일보

등록일 : 2005-03-1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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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은 자신의 주장이나 의사를 관찰하기 위하여 시위하는 수단으로 특히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듯 하다. 지율스님의 세계적인 기록 100일 단식으로 정부가 손을 들고 국책사업에 의한 공사를 중단하는가 하면 모 여성 국회의원도 현재 단식이 진행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본의원은 오래전 단식을 해 본 경험이 있어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몸으로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우선 단식에 돌입한 분들의 비장한 각오와 인내에 경의를 보내고 싶다.
과천 출신의 두 분 동료의원이 단식중에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나는 그래서 누구보다 단식을 결행한 사실 자체에 놀라움과 함께 경의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수도이전 문제에 대한 두 의원의 시각이나 의사는 전체 경기도 의회나 타 의원들의 생각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
이미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이 시행될 처지에 있는 것을 몇 사람이 단식투쟁을 통해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없을 것 같은 분위기다. 다만 의회내에 수도이전반대특위를 이끌어 왔고 특히 그 분들이 행정부의 각 부처 이전시 가장 큰 영향을 받게될 과천시 출신이라는 점에 단식에 돌입하게 된 배경과 의도에 충분히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행정수도이전, 정확히 표현하면 행정중심특별도시의 건설이 필요한 것이냐 아니냐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고 국민의 완전한 합의나 지지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정치권이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치르면서 특별법을 통과시켜 버렸으니 구경하다가 찬물을 뒤집어 쓴 형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실 수도이전 문제는 대통령 후보가 선거전략의 아이디어로 던졌다가 재미 좀 보았고(그쪽 표현 그대로) 지금도 재미를 보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면 클수록 재미는 더하게 되는, 말하자면 이길 수밖에 없는 ‘꽃놀이 패’인 것이다.
만일 수도 이전이 안되거나 지연되거나 부진하더라도 상대의 극렬한 반대 또는 발목잡기로 그런 것이니 책임질 일이 없고 여전히 찬성하는 쪽의 지지를 받게된다. 추진이 잘 된다면 그것은 최소한 역사에 남을 기록이 될 뿐 아니라 장기간 소요되는 일정에 따라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정권 재창출의 요긴한 재료가 된다. 더구나 이 문제를 던져 놓음으로써 상대 혹은 적진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힘의 소진은 그렇게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 재미난 현상이 되고 있다.
중앙정치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방의회-경기도의 경우 더욱 그렇게 되고 있으며 목하 실제 상황으로 사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동료의원의 몸부림은 한편으로 가상하고 다른 한편으로 안타깝고 애처롭기까지 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단식을 하고 그 이상을 한다해도 해법과 정리는 어렵다고 보는데 중요한 것은 진정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경기도민의 뜻에 따라 의회에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임시회에서 보여질 의회의 결단은 그래서 폭풍의 위력과 함께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며 의원들 각자 지역민의 뜻을 받들어 심적 준비가 다 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국면을 전환하고 이미 갈라지고 찢어진 상처를 꿰매고 치료할 대국적 큰 리더십을 기대하게되는 상황이다. 두 의원의 건강이 회복되고 지역의 요구와 자신의 소신을 위해 더 힘내 싸우기를 바라고 의회도 정상적이고 원만하게 돌아가기를 진정 바라는 마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