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이 사회적응력을 파괴한다면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11-1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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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 불과 일주일 남았다. 전국 59만3천여명의 수험생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교육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자 그 나라의 미래라고 흔히들 이야기 한다.

실직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을 보면서 요즘처럼 이 말에 실감한 적은 없다.

젊은 나이임에도 노령으로 취급당하는 젊은 남편들, 그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현실에 발붙이기에는 사회가 너무도 빠르게 변해버려 일찌감치 적응력을 상실해 버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폐기처분 당해야 하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비극이기 이전에 사회적 불안요인이기도 하다.

그동안 산업사회가 끌어 모으는 역할과 생존할 수 있는 근거지를 마련해 주었지만 정보화시대로 바뀌면서 이들 젊은 남편은 하루아침에 일자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설령 일자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시대에 맞는 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재취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단순히 ‘취업난’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그들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인가?

원인을 따지자면 교육제도에서 비롯됐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사회는 갈수록 다양화되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획일적인 주입식 국화빵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변화속도를 따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사회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학창시절에 이미 잃어버린 것이다.

오는 23일이면 59만3천800여명의 수험생들이 전국에 소재한 966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수능시험을 치러야 한다.

한창 정신적으로 성장할 청소년기에 그들은 입시교육에 얽매여 자신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생각해 놓은 것을 무조건 외우고 암기하기에 바쁘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오로지 입시를 위해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력과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은 생각과 폭넓은 독서를 왜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지금의 젊은 남편들은 무능한 바보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교육현장에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다.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이번 입시에서는 정부의 방침대로 현실을 무시한 채 교육개혁을 한답시고 내신등급 비율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한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개인능력의 다양성과 차이성을 무시한 채 소질이 다른 학생들을 단지 성적만으로 일렬로 세운다니 말이다.

우리 아이들은 ‘수능’이라는 무거운 짐을 감당하기에도 너무나 힘들고 벅찬데 내신등급 반영비율까지 높인다면 앞으로 고등학생들은 3년 내내 입시와의 전쟁에 시달리면서 새벽 1시가 넘어야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먼 장래를 내다보고 자신의 독창성과 창의력을 위해 다양한 경험과 많은 독서를 하라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성인이 된 다음 변화되어 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무튼 더 이상은 ‘내신의 올가미’를 씌워서 유능한 인간을 무능한 인간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사회는 그들에게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시를 획일적인 성적이 아니라 전국에 소재한 358개의 대학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