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치적 패러다임 -경인일보

등록일 : 2005-11-15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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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서삼경(四書三經) 가운데 하나인 ‘대학(大學)’에서는 덕(德)을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최고 으뜸으로 꼽았다. 지(智), 용(勇), 덕(德) 중에서 덕을 갖춘 사람이 가장 바람직스러운 리더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21세기 급격히 변화하는 변혁의 시기에는 이성과 지혜를 갖춘 결단력 있는 지장(智將)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대나 환경에 따라 지도자의 자질은 조금씩 바뀐다.

 글로벌 무한경쟁, 정보기술의 첨단화, 권력관계의 분산, 사회적 다원화와 개인화 등으로의 변화 추세는 기존 정치문화와 리더십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대변혁의 흐름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다시말해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 흐름과도 일맥 상통한다. 즉 지도자는 정보와 기술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정치적 리더십은 아직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90년대 민선 지자체 시행과 10·26 재선거 이후엔 더욱 그렇다. 국민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요구하는데 현실 정치권에서는 그를 반영하기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데 급급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정치불안, 경기침체, 집단 이기주의, 기득권의 도전, 부의 양극화, 선거 지역주의, 경직된 노동시장 등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얼마전까지 사회를 뜨겁게 달군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논란, 강정구 교수의 발언 등 진보와 보수의 대립구도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양극단을 치닫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이상, 개개인의 다양한 사상적 자유와 무한한 철학적 논쟁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 말하는 사람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치적으로는 포용과 관용의 성숙된 리더십과 분별력 있는 국민의식으로 치우친 사회를 바로 잡아야 한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대립이나 반목 등 소모적 정쟁이 아닌 투명하고 건강한 논의와 건설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각성하고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각오를 다질 때다. 그 변혁을 몸소 주도할 막중한 역할과 책무가 바로 정치권과 지도자에게 있는 것이다.

 21세기 나라를 이끌 지도자, 즉 리더는 우리가 나아갈 비전을 설정하고 이에 걸맞는 치밀한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물론 이를 수용할 국민적 합의나 여론의 지지가 절대적이라면 그 달성도는 높아진다.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 역시 나라의 원천은 사람이다. 그래서 조직이나 나라를 이끄는 정치적 지도자와 그 구성원인 국민간의 신뢰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신뢰를 근간으로 시장·군수든 조직의 부서장이든, 의원이든 간에 생동감 있고 지혜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깨끗한 정치풍토가 조성되듯이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감정이나 나와 내 집단만 아는 이기주의를 극복할 사고의 전환도 시급하다. 또한 한번 뱉은 말에 대해서는 책임질 줄도 알아야 한다. 오죽하면 ‘남아일언중천금’이라 하지 않던가. 공자는 군자의 말에는 성실과 신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변혁의 21세기, 지방이나 정부의 지도자들은 국익의 통합과 조정을 위해 모든 잠재력과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이는 정치권과 지도자들의 패러다임의 변화없이는 아무런 성과를 이룰 수 없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곧 국가 경쟁력의 변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