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3-08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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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작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소설뿐만 아니라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먼이 주연으로 열연한 영화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인류 전체에 대한 굳은 연대의식을 느끼게 한다고나 할까? 아무튼 종은 누구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인류 전체, 즉 전 세계의 자유인을 위하여 울린다고 하는 것이 이 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서평이다.
지난 3월 2일 난장판 속에서 12부 4처 2청을 충남 연기·공주로 옮기기로 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 되었다. 적잖은 국민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하고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헌재의 위헌 결정 후 여·야가 연기·공주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과연 얼마만큼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를, 그리고 이번 결정이 얼마만큼의 국민적 합의에 근거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여든 야든 충청도 민심을 잃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에 헌재 결정 이후에도 여당은 밀어붙이기 식으로, 야당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 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는, 그래서 또다시 위헌의 소지가 있고 국민적 합의의 근거가 미약한, 선거만을 의식한 정략적 차원의 졸속 결정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12부 4처 2청의 연기·공주로의 이전은 국가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데 가장 큰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지금 국가 최대의 화두는 경쟁력 제고이다. 따라서 지방의 혁신적 발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차원에서 연기·공주를 어떻게 다루어 나갈 것이냐 하는 발상의 대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진정한 연기·공주 발전전략을 위해서는 신행정수도, 복합행정 중심도시 등에만 매이지 말고 보다 개연성 있게 온갖 대안들을 연구하고 찾아내어 충분한 토론을 거쳐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동안 생각해 왔던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금 세계는 혁신 역량에 의해 국가의 위상이 결정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IT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실리콘밸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는 누가 먼저 BT(바이오기술)와 NT(나노기술) 분야의 우위를 점하느냐와 IT와 BT, IT와 NT의 융합기술의 응용분야를 넓혀 나갈 수 있느냐에 관하여 첨예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ET(환경기술)와 ST(우주항공기술), CT(문화콘텐츠기술) 등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하고 착안할 필요가 있다.
바로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스웨덴의 시스터 사이언스 파크[최근 파크(Park)에서 시티(City)로 범위가 넓혀졌음] 같은 곳으로부터의 벤치마킹도 한 좋은 경우가 될 것 같다.
억지 밀어붙이기식, 울며겨자먹기 식 복합행정 중심도시 연기·공주가 아니라 세계 첨단산업의 기술연구소, 세계 유수의 공과대학, 세계 첨단기업 등이 집결한 세계적인 R&D 허브로서의 세계적인 사이어스 시티 연기·공주로 만들어 가면 어떻겠느냐 하는 것이다
연기·공주는 지리적으로 보았을 때나 철도, 육로, 해상운송, 항공편, 항만 등의 접근성이나 편의성으로 볼 때 세계적인 사이언스 시티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사이언스 시티는 어느 특정지역, 어느 특정집단이 아닌 지방과 국가 전체가 윈(Win)-윈(Win)하는 전략으로써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은 반드시 재검토 번복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우리는 지금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의 종소리가 땡그랑 땡그랑 울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