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중부일보

등록일 : 2005-03-02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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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블랙 코미디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장안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많은 논란 속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시비는 끝내 법원의 판결로 이어져 일부 장면을 삭제한 채 상영되었으나 매스컴의 관심과는 달리 대중적인 신드롬을 이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필자는 유감스럽게도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상황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과연 제작자가 관객에게 주고자 했던 의도는 무엇일까? 흥행일까 아니면 역사의 실체를 보여 주는 것일까. 세상의 어두운 구석이나 부조리를 풍자하고 꼬집을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우리의 일상은 ‘정보가 홍수’인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개개인의 주관화를 통한 객관적 결과물이다. 필자는 이러한 일련의 과거에 머무르는 경향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와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한다. 과거사 진상조사 문제가 그렇고 이에 질세라 TV 매체 또한 적극 가세하고 있다.
옛 영웅담을 웅장하게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요즘 인기란다. 해신이니 이순신이니 영웅시대 등이 바로 그렇다. 영웅들이 펼치는 무용담, 정의의 기준,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 등은 관객을 현혹하곤 한다. 시간을 초월한 정치의 현실은 오늘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어려운 시기에 영웅은 예나 지금이나 필요한가 보다.
과거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과거에 얽매여서도 안 된다. 지나친 과거에의 의존과 집착은 발전적인 미래를 열 수 없다. 구한말 대원군 시대의 섭정 10년이, 이후 120년에 걸친 통한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런데 그 10년의 운명보다 작금의 현실이 더욱 심각한 위기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도약할 수도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과 EC라는 강대한 세력이 세계의 질서를 조정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필두로 중국인들은 본토와 해외 화교들이 네트워크화해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며 향후 10여년 내 미국을 앞지른다는 전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 강대국은 북한 핵 위협에서 보듯이 자국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주변 타 국가를 희생시킬 수 있는 강대한 세력이다.
이러한 절박한 처지에 서 있는 우리나라는 어떤가? 이 운명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고, 앞으로 새로운 현실에 부응하고 살아남기 위한 국민적 대처와 응집력은 무엇인가?
일찍이 공자(孔子)는 정치에 대해 “혼란을 바로 잡는 것”이라 했다. 정치의 근본은 사회 전체를 안정시키는 것이고, 각각의 구성원이 자기 역할을 다할 때 사회 전체는 조화를 이루는 바람직한 사회가 된다고 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하나의 우주적 조화로움의 질서다. 현재라는 다리를 통해 과거와 미래는 상호 연결된다. 따라서 현재의 우리들은 잘못된 과거의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밝은 미래를 열어야 할 소명이 있다.
우선 국가나 개인은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야 한다. 우리를 짓누르는 민생경제, 실업 등 먹고사는 문제가 그것이다. 또한 낡은 부문에 대한 개혁과 변화는 점진적 추진이 바람직하다. 조급함은 급격한 소용돌이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론을 통일하고 안정성장의 기치 아래 국방 등 총력적 국력도 배양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 새마을운동, 올림픽과 월드컵 등과 같은 국가적 모토, 즉 목적의식을 제시해 힘을 결집하고 사회적 통합도 이루어야 하겠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인지 모른다. 명백한 것은 과거보다 시간의 흐름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거울로 미래를 개척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그 정점에 우리 경기도가 있다고 필자는 확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