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정치인보다 현명하다 - 경기신문

등록일 : 2005-08-02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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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련의 정치관련 소식들은 정치인과 경제계의 유착관계등을 재확인하는 사건들로 다시한번 정치인의 윤리의식 부재를 실감케 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과거 어느 시점까지로 한정된 현상이 아닌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현재진행형’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고질병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정치관련 소식을 접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정치와 밀접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대통령이나 여권 핵심인사의 말 한마디는 언론과 인터넷등의 매체를 타고 눈깜짝할 사이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정치권과 나라전체가 떠들석하고 나아가 경제계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최근에는 X-파일과 관련, 정관계나 경제계 모인사의 연루설등 각종 정치관련 뉴스들이 쏟아지며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일반 서민들은 그 거대한 규모앞에 한없는 초라함과 소외감을 느낀다.

국민들은 매체의 발달로 정치의식과 민의수준이 날로 높아가고 있으며 일기예보이상으로 흐름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그 영향력을 충분히 알고 정치인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구조와 환경, 국민의식수준의 발전과 변화를 가장 늦게 인지하거나 혹은 아랑곳 않는 곳은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채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정치권으로 보인다. 명심할 것은 이제 기득권에 안주하며 그 특권이 영원하길 꿈꾸는 정치인들에게 민심은 그 관심과 애정을 더 이상 소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치인에게 기대보다 실망이, 칭찬이나 격려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정치에는 높은 관심을 보이는 반면 정치인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 또한 우리사회의 오랜 모순된 현상으로 모두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유권자들이 정치인(후보, 혹은 예비후보)을 파악하기에는 선거기간이 짧고 검증자료 또한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제도적 한계로 인해 실질적으로 국민의 참정권이 제한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꾸준히 관심을 기울임과 동시에 작은 성과에도 크게 격려하며 성원하는 것이 정치인으로 하여금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또 선거제도의 개선과 함께 정치권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정착함으로서 우리와 우리후손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정치인 또한 무관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급변하는 사회구조와 세계 정세, 정치 환경에 우리 국민의 정서와 희망을 접목시켜서 행복지수를 높여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거나 흐름을 역행하기보다 정치권에 대한 갈망을 정확히 파악해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월드컵이나 올림픽등의 스포츠 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때 아낌 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내는 이유는 우리편이라는 동질감은 물론, 타고난 자질과 실력, 노력을 제대로 평가받는 엄격하고 공정한 선발 과정을 거쳐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 가장 밀접한 관계성과 영향을 끼치는 정치인 역시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올림픽 선수 이상으로 강한 애정과 성원을 보낼 것이다.

이제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출마 예상자들의 행보는 물밑작업과 함께 점점 가시화되고 있으며 국민의 심판과 희망을 보여줄 두렵고도 설레는 그날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각종 선거관련 제도의 변화로 올바른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해 진정으로 몸바쳐 봉사할 수 있는 훌륭한 정치 지망생들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 될 것이다.

과거 어려울 때마다 모두가 참여해 역사의 물꼬를 돌려놓고 각종 선거를 통해 우리의 정치를 심판함으로서 미래를 결정해 온 것처럼, 국민은 정치인보다 현명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절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가수는 노래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운동선수가 탁월한 몸놀림으로 관중의 찬사를 한몸에 받는 것처럼 정치인은 정책과 행동으로 국민으로부터 감탄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국민들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에 대해 열광하고 사랑하는 그 이상으로 정치인을 신뢰하며 열광해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