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추모의 집 건립해야 - 인천일보

등록일 : 2005-03-15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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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지난 8일까지 열흘간 뉴올리온즈에서 열렸던 ‘2005 Training Conference and Expo’ 참관차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왔다. 그 곳에서 들은 미국과 캐나다의 장례문화는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매장이 아닌 화장을 하고, 납골당도 지역별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야기였다.
부천시가 최근 춘의동 462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내 부지 5만2천782㎡(1만5천966평)에 건축 연면적 4천165㎡(1천260평) 규모로 약132억원(국·도비 92억, 시비 40억)을 들여 시립 ‘추모의 집’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친환경 화장로 6기와 납골당 3만기 등을 갖추고 내년 4월 착공해 2007년 4월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천시민입장에서 보면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세계의 장례문화를 보면 선진국일수록 매장 보다 화장을 한다. 외국의 화장률을 보면 일본 99%, 네덜란드 98%, 홍콩 72%, 체코 76% 등이다.
우리나라도 갈수록 화장을 선호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화장률은 서울·울산 61.4%, 인천 62.8%, 부산 68.1% 정도다.
이러한 시점에서 부천에 녹지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예술적 가치가 있고 공해가 전혀 없는 최첨단 시설과 호수, 분수 체육시설 등을 갖춘 가족형 테마공원이 조성된다는 사실은 매우 자랑스럽다.
부천시의 화장률은 2003년 55%에서 2014년에는 73%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천시는 납골시설이나 화장장이 전혀 없어 인근 부평에 5배, 성남 6배의 비싼 이용료를 지불하며 다른 시의 화장장, 납골당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86만 부천시민의 과다한 사회적 이용 부담은 물론 화장장 부재에 따른 심각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빨리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싼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화장수요의 급증으로 타도시의 화장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예약과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보도를 보면 이 사업추진에 대해 이견을 나타내는 일부 시민들이 있다고 한다.
문득 지난 한 해 우리 사회를 특징짓는 말로 교수들이 뽑은 대표적인 사자성어 ‘당동벌이’(黨同伐異)란 말이 떠오른다. 중국 후한시대 황제의 외척과 환관들이 득세하면서, 무조건 같은 파벌의 사람의 편을 들고 상대 파벌을 배격했던 역사적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그 결과 후한은 멸망의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이런 고사성어가 왜 탄생했을까?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구석이 있다.
이제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과 뭉치면서, 동시에 ‘다름’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천시가 기왕 건축하는 것인 만큼, 앞으로의 화장 수요 추세를 감안해 화장로를 6기가 아닌 10기 규모로, 납골당도 5만기로 변경하고, 명칭도 ‘추모의 집’이 아닌 시민이 가까이 할 수 있는 명칭을 공모해 86만 부천시민이 수혜자가 되는 시설로 빨리 추진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