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1
(원욱희위원장 기고문) 밭 농업을 활성화 시키려면...
지난해 한중 FTA가 타결된 후 많은 농업인들이 근심에 잠겨있다. 우리가 주로 먹는 쌀과 채소류 등 많은 작물들이 양허 제외되긴 했지만 어느 정도 피해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밭작물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밭작물 농업기술의 보급을 위해 2014년에만 10억 위안, 우리 돈으로 1,8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 투자한 누적 예산은 38억 위안에 이른다. 어마 어마한 금액이다.
이에 반해 우리의 밭농업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게 현실이다. 밭농업에 종사하는 농가들은 대부분 벼를 재배하는 농가에 비해 경영 규모가 영세하다. 또한 밭작물은 소량 다품목 재배구조로 돼 있어서 구매력도 취약하고 시장성도 낮으며 많은 노동력이 소요되고 기계화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 벼농사의 기계화율은 2000년 87.2%에서 2014년 97.8%의 수준으로까지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밭농사의 기계화율은 45.9%에서 56.3%로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현실은 밭농업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므로 그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밭농업 활성화의 첫 번째 걸림돌은 기계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계화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할 수 있도록 R&D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만 한다. 또한 기계화를 가능케 하는 재배 기술을 연구하여 도입해야 한다.
두 번째 걸림돌은 밭농업이 워낙 소규모로 이뤄지다 보니 그에 따른 농기계 수요도 적다는 것이다. 이는 농기계 제조 회사 입장에서 보면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로서 밭농업 농기계에 대한 연구 투자나 제조를 기피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농기계 생산업체에 대한 예산 지원, 농기계 임대사업 확대 등 적절한 정책이 뒷받침 돼야한다.
세 번째 걸림돌은 표준화다. 논농업은 육묘, 이앙, 생육관리, 수확 등 단계별로 재배기술이 표준화되어 있는데 반해, 밭농업은 작물별·지역별로 도입된 기술 격차가 크다. 따라서 지역의 특색을 고려한 강점기술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기본적인 품종별 재배기술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밭 농업에 대한 희망적인 소식도 없지는 않다. 최근 귀농귀촌인구가 많아지면서 전통적인 벼농사보다는 고소득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밭농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의 밭작물 재배면적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03년 719천ha이던 것이 2013년 4% 증가한 748천ha로 늘어났다. 이를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밭농업 기반확충이 필수적이다. 진입로 포장 및 정비를 통해 농기계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저수지·관정 등 관개시설을 설치하여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고추, 딸기, 파프리카 등 고소득 작물의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져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마을 중심 밭농업 공동경영체 조성을 통해 체계적인 조직력을 확보하여 지역 특성을 살린 특화작물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고소득 수출원으로 삼는다면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판매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논에서 밭농사를 지을 수 있는 논 범용화(汎用化) 추진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우선 침수가 되지 않는 배수 양호 지역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사업성을 분석하여 대상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경지이용률 향상, 생산비 및 노동력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시대를 맞아 밭농업은 농업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경기도는 이제부터라도 밭농업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업정책을 재편하고 착실히 준비하여 밭농업을 좋은 위치에서 선도하기를 기대한다.
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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