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의 날카로운 질의에 찬사를

등록일 : 2006-12-18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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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12. 18 - 인천일보 기고문 -


"잘못 된 게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이렇게 했어야 옳지 않았습니까?". "네, 앞으로는 시정해 나가겠습니다!". 이 같은 풍경은 지난 달 20일부터 29일까지 집행부에 대해 실시했던 2006년도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특징 중의 하나였습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매년 실시되는 지방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금년처럼 긴장속에서 열렸던 일은 없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의원들이 밤을 새워가며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여 치밀하게 준비함으로써 행정의 달인이라 불리는 실·국장급 간부 공무원들을 긴장시켰습니다.


어느 의원님은 빔프로젝트를 활용하여 생동감 넘치는 질의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예년에는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행감스타 5인방이니 7인방이니 선정해서 발표한 의원 외에는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낸 의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19명 도의원 중에 65%가 초선의원으로 구성되어 출범한 7대 의회의 첫 번째 맞이한 행정사무감사는 우려와는 달리 질적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을 합니다.


6대 의회 때에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도 잘했다는 평가도 받고 스스로도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러나 의정활동을 경험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초선의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때로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후끈거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일정금액의 보수를 받는 만큼 무보수 명예직일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음으로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보수를 많이 받는다 해도 스스로가 변화하고 노력하겠다는 열정이 없다면 달라질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4년간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되돌아보면서 어떠한 변화들이 있었는지 기억해 보고자 합니다. 2002년 7월 도의회에 처음 등원했을 때만해도 모든 것들이 낯설고 생소하기만 했습니다. 사회나 직장 어느 곳을 가더라도 선배와 윗사람이 있듯이 재선, 3선 의원님들이 여러분이 있었습니다.

선배들을 대하기가 어려운 면도 없지 않았지만 스승처럼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선배의원들의 질의를 눈여겨보고 따라해 보았지만 선배들만큼 경험도 없는데다 말재주도 없고 더욱이 동료의원과 집행부의 수많은 공무원들이 지켜보고 나의 한마디 한마디가 기록으로 남는다고 의식을 해서인지 발음도 정확하지 않을 뿐더러 했던 말을 반복하기 일쑤였습니다.


답변하는 공무원보다 질문했던 내가 얼굴이 달아오르고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2년차를 맞이하면서 요령도 생기고 사전에 자료를 검토하다보니 묻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흥미가 더해지기 시작했으며 때로는 날카롭게 호통을 칠 줄 아는 여유도 갖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그런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지방자치 부활 이후의 대선배님들은 30여년씩 공직에 몸담아온 전문가와 다름없는 공무원들을 제압(?)하기 위해서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는 일이 많았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대(代)를 거듭할수록 지방의회의 인적구성원들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면서 지방의회와 집행부와의 관계는 정책대결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7대째를 맞이한 경기도의회의 금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보여준 초선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와 재선의원들의 노련미는 집행부 공무원들을 긴장시키고 분발을 촉구하는 한편 경기도민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감을 갖게 했던 행정사무감사로 기억될 것입니다.